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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Nov 02. 2024

고독은 외로움이 아닌 나와의 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

  한동안 고독사라는 단어가 썸득하게 다가왔던 시기가 있었다. 1인 가구의 젊은이들보다 50대 이후의 중년의 삶을 조명하며 나온 말이었다. 혼자의  삶이 자의적 선택이든 아니든 외로움과 힘듦으로 느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누구와도 소통이 단절된 부분이 마치 절벽에 홀로 매달려 있는 듯하다.


 반면 요즘에 많이 들리는 혼술, 혼밥이라는 말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문화가 느껴진다. 카메라 하나 들고 여행을 떠나며 유튜브에 그 과정을 공개하는 여행 크리에이터를 포함해서 하루 루틴을 공개하는 이들도 있다. 혼자의 시간을 즐기며 다른 이들과 공개하는 모습에서는 관객과 공유하는 배우 겸 감독의 모습이 느껴진다.


 혼자만의 시간이 외로움과 적적함이 아닌 창조의 시대가 되어간다. 자신의 개성이 중시되고 주체적으로 살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시대인 것이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것과 지기만의 스타일이 하나의 작품이 되고 공유가 되는 시기에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를 위한 내가 아니라 진정한 모습의 자신을 찾아가는데 마음을 열어 둔다면 나의 시선은 훨씬 자유롭고 주체적일 것이다.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공연 중에 썼던 가면을 말한다. 당시 마이크 시설이 안 돼있어 전달력의 방안으로 가면을 썼다고 한다.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포장된 이미지로 진정한 자아에 반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의 부모나 역할의 영향으로 기대되는 자신을 진정한 자신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 또한 페르소나의 한 부분이다. 그러기에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체적인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러한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많은 정보와 관계소통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는 직접적인 것보다 간접적인 경험이 대세이다. 너무나 쉽게 예측하고 평가하며 주변을 인식하고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나 욕구로 이어진다. 남들의 취향과 경험의 보기 좋은 부분만 확대되고 그것이 나의 욕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다른 이들의 의견을 따라가거나 휩쓸리게 되면 진정한 자신을 보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또한 지나친 개인의 편향된 시각이 전체를 왜곡할 수도 있다. 내가 인식하고 받아들인 정보가 다 옳다고 생각한다면 많은 열린 기회에 대해 스스로 등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에 대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관계 속에서 친밀감과 소통의 이점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배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존중하되 분별할 수도 있어야 한다. 


 고독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만 연결이 된다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행복, 기쁨, 즐거움과 함께 외로움, 슬픔, 화남도 느끼는 존재이다. 또한 하나의 감정 안에는 다른 감정이 섞일 수도 있다. 감정이라는 것은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고독이라는 단어가 혼자의 외로움이 아닌 자신과 만나는 시간으로 본다면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만나고 누릴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나를 찾아가는 시간으로 배우고 생각하는 자신을 마주한다면 늘 새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배부름이 때론 독이 되기에 속을 비우는 시간이 내 몸에 필요하듯  환경과 사람에게만 끌려가는 자신이 아닌 혼자만의 고독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것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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