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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chel Mar 21. 2022

말 한마디보다 강한 음악의 힘

<뜨거운 씽어즈> 1화를 보고 난 뒤

지난 주말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뜨거운 씽어즈.
중장년 배우 15명으로 이루어진 합창단.
그들을 이끄는 두 명의 음악감독인 잔나비의 최정훈 님, 그리고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님.

출처 - jtbc 뜨거운 씽어즈 홈페이지


보자마자 한 때 넬라 판타지아 열풍을 불러온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이 생각났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시니어 배우들로만 이루어진 합창단이라는 점.


그리고 밴드 음악과 뮤지컬을 굉장히 사랑하는 덕후로서 이 두 음악감독님조합은 평소에 보기 힘든 꽤나 신선한 조합이었다. 그렇게 리모컨을 내려두고 보기 시작한 화면에는 배우 서이숙 님의 자기소개 무대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강한 포스� 서이숙(Seo Isuk)의 〈나를 외치다〉♬ 뜨거운 씽어즈(hotsingers) 1회 | JTBC 220314 방송 - YouTube





센 악역 또는 지위가 높은 전문직 역할로 익숙하던 배우님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긴장한 듯 서 계셨던 모습은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자신감 있는 제스처와 함께 사라졌고 담담하게 읊조리듯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어떤 한 사람만이 무대에 남아있었다. 여느 가수처럼 노래에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뿜어내는 분위기에 압도당했고 화면 너머에 있는 나는 진심 어린 그의 표현에 감동받았다. 가사를 곱씹으며 노래하시는 모습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바로 말하듯이 노래한다는 의미일까?'



말하듯이 노래하는 것.

말하듯이 노래한다는 것은 음성으로 발화하는 대신 음정과 박자가 섞인 가사로 내용을 전달하고, 표정과 몸짓을 더해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면에서 보면 단번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떠오른다. 뮤지컬에서 노래는 대사를 대신하는 역할도 있지만 인물이 처한 상황, 의지나 동기를 설명하거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면에서 쓰이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 영상 제목에 뮤지컬이 들어가기도 하고!) 비록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 없는, 음악을 사랑하는 방구석 리스너에 불과하지만 내가 이 무대 영상을 통해 보고 느낀 음악은 그랬다. 음악과 노래는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수단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은 감동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음악은 단순히 말로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때로는 말 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어 다른 차원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노래를 잘하는 방법은 꾸밈없는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온갖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잔잔한 울림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발견한 것 같다. 물음표로 가득한 젊은이들에게 노래로 들려주는 시니어들의 인생 이야기라니! 그들이 하모니로 어떤 인생 이야기, 어떤 위로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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