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아이가 남긴 최고의 선물
10년 전,
남편이 커뮤니티에 남긴 글을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다
그때 이 글을 읽고, 엄마도 나도, 우리 가족 모두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이 순간의 고마움과 사랑을 함께 기록하고 싶다.
[남편이 한 커뮤니티에 쓴 글]
저도 이제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일란성 쌍둥이 아들의 아빠가요. ^^
돌이켜보면, 굴곡진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혼수 준비를 미리 해둬서
2013년 3월에 결혼했고, 혼수 마련은 2012년 12월.
(순서가 조금 이상하지만요. ^^)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20주 정밀초음파 검진 결과,
'양막 파열',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양수가 거의 없는 상태였어요.
다니던 병원에서는 그동안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정밀초음파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하대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가망이 없다"며 중절을 권유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자."
결국 어린이병원 빅3인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중,
다행히 인큐베이터 시설이 남아 있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약 2주 동안 이어진 입원 생활.
찢어진 양막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고,
양수는 계속해서 새어 나왔습니다.
병원에서는 아기 심박수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수술 날짜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32주까지 버티기를 바라며, 아주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양수가 없는 아기집은 아기에게 지속적으로 압박을주게 되고,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심박수가 점점 느려졌고, 결국 25주에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700g의 작은 몸무게.
아빠를 닮아 팔과 다리가 길었지만,
어쩌면 마른 체형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그 작은 발에 바늘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저 옆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아내에게 보여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새벽 4시.
병원에서 급히 연락이 왔습니다.
"아기가 위독합니다."
폐 형성이 충분하지 않아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작은 가슴 위에서 심폐소생술이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기는 태어난 지 16시간 만에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아내의 배에, 우리 마음에,
깊은 상처만을 남기고.
그리고, 또 한 번.
12주 경, 계류유산.
아마 인연이 아니었겠지요.
너무 슬펐고, 불안감이 마음을 잠식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우리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나 봅니다
먼저 하늘로 간 우리 첫 아이가,
쌍둥이 남동생을 보내주었습니다.
자연임신으로 찾아온 쌍둥이.
그리고 36주에,
각각 2.9kg이라는 건강한 몸무게로 태어났습니다.
수술을 집도했던 교수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중학생이 나왔네요!"
정말 그랬습니다.
그 동안 우리를 지켜보던 천사가, 너무 미안했는지,
두 배의 선물로 돌아온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그 쌍둥이 아들은 태어난 지 12일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이 녀석들 바라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삽니다. ^^
가끔은, 하늘로 간 우리 첫 아이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눈물 짓지 않습니다.
그 녀석은 우리 부부를 이어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니까요.
아들은 저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아직은 쌍둥이 구별이 쉽지 않지만요. ^^;;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예의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알콩달콩,
오래도록 함께 행복합시다.
나는 10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나는 또 한 번 마음이 울컥했다.
그때,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남긴 이 글이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깊은 울림을 주는 걸 보면,
아마 사랑은, 시간과 함께 더 단단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그때 우리 곁을 스쳐간 작은 천사를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와준 쌍둥이 아들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바라본다.
당신이 남긴 그 다짐처럼,
우리 꼭, 오래오래 행복하자.
사랑해. 고마워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