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첼 Nov 29. 2023

지적장애인과 영재의 공통점

한국인 아이큐의 평균은 100이다

(고지능과 우월함은 무관합니다. ‘영재’의 정의는 ‘우월한 사람’이 아닌 ‘남다른 사람’입니다.)


영재 기준: 상위 2%

지적장애 기준: 하위 2%

두 집단이 표준편차가 똑같다.

평균이 100, 웩슬러(SD15) 기준

1 시그마: 85, 115 (각각 상/하위 15%)

2 시그마: 70, 130 (각각 상/하위 2%)

3 시그마: 55, 145 (각각 상/하위 0.1%)

70~85 경계선 지능 <=> 상위 15% 115~130​

50~ 70 지적장애 3급 <=> 영재 130~150



상위 1%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필자와, 아이큐 60 초중반 정도 되는 3급 지적장애인들은 평균에서 벗어난 정도가 같다.

어찌 보면 내가 괴롭힘을 당하고, 배척당하고, 섞이지 못했던 이유가 명백해진다. 살아가는 데 있어 지적 장애인들이 훨씬 큰 어려움을 겪지만 그렇다고 내가 겪은 것들이 없어지진 않는다. 이제는 알지만, 이유도 모른 채 배척당하던 어린 나는 어디 가지 않는다.


난 지능이 특출 나게 높지 않음에도 그에 비해 과하게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편인 것 같다. 현재 나와 비슷한 고지능자 친구를 네 명 정도 '발굴(?)'했는데, 지수 150이 넘는 친구도 나만큼 힘들어하진 않았다. 지능 지수와 그에 따르는 고통은 정비례하지 않고 경향만 있는 것 같다.


친구들 모두 비슷하다. 영재 같은 거 싫다, 지능 낮아지고 싶다, 부담스럽다, 외롭다 등등. 영재는 우월한 게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과 잘 맞지 않는다. 영재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에선 미성취 영재에 대한 연구가 거의 안 되어있고 영재교육도 부족하다.



누군가는 오바 떨지 말라고 하겠지만, 이제 스무 살인 내 입장에서 고지능은 스트레스를 넘어서 공포다. (어쩌면 유난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인체의 모든 걸 조종하는 기관인 뇌에서 뉴런들이 정보를 너무 빨리 전송해서 통제가 안 되는 탓에 머리를 벽에 박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모든 것에 불안해하며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 다른 취향을 가졌다. (친구들이 BTS를 좋아할 때 나는 네덜란드어에 빠져있었다.)


튀지 않고 섞여 들어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들을 늘 참는다. 정신과 주치의나 상담치료선생님과 얘기할 때도 선생님의 수를 예측하느라 바쁘고, 남들이 하지 않을 전문적이거나 별난 질문을 꾹 참는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드는 또 다른 생각은

‘아, 나만 이렇게 생각하겠구나.’

모든 인풋과 아웃풋이 모이는 기관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 내게는 완전한 공포다.



나도 내가 다르다고 인정하기 싫다. 이건 우월한 게 아니라고, 오히려 똑똑할수록 자존감이 낮은 경향이 있다고 끝없이 ‘쉴드’ 치며 나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숨겨야 하는 것도 싫다. 미치도록 섞이고 싶다. 그래서 좌절도 수천수만 번을 했다. 그러나 매일 느낀다.

나는 다르다는 걸. 나는 절대 저 사람들과 비슷해질 수 없다는 걸.


사회적으로 도태되지 않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적응을 위해 두 자아를 만들었다. 두 자아의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을 익혔다.


다음 편에서는 고지능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자세히 파고들어 보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