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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성훈 Jan 01. 2018

자기소개_나이/직업/학교 빼고 남은 것

음...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1. 자기소개_나이/직업/학교 빼면 넌 뭐냐?


각종 모임에서 자기소개하는 시간은 언제나 난감하다. 그게 소개팅이든 동아리든, 직장이든. 최근에 다시 시작한 에어비앤비에서도 자기 소개를 적으란다. 뭐라고 쓸지 고민하다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쭉 훑어보니 "여행은 나의 삶이고, crazy할 정도로 활발하며, 한눈에 봐도 호감가는 사람" 이라고 나를 꾸며야 할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음.. 어차피 금방 티날 거 그럴 수는 없고, 이 공간에서는 나이나 학력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 뭐라고 쓰지??ㅇㅅㅇ?

아이언맨 수트를 벗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 아...


고민 끝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내 취향이 나를 말해줄테니까. 거기서 일부를 인용하면 이런 식이다.

사랑하는 도시는 암스테르담,
타블로의 팬이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스타일의 콘텐츠를 좋아해.
그리고 초콜릿 주면 잘 먹어.


이렇게 적어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도, 이걸 왜 좋아하는지 이유는 다를 수 있으니까. <고양이를 부탁해>를 좋아한다고 해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혹은 좋은사람이라는 보장은 없다. 브런치는 좀 긴 호흡의 글을 쓰는 곳이니까, 자기소개치고는 좀 길게(부끄러우니 너무 길지는 않게) 써보려고 한다. 나의 성향과 요즘 하고있는 생각에 관해서.



혼합맛

어린시절 마트에 가면 늘 팔던 바닐라/초코 아이스크림콘 중에서 항상 혼합맛을 골랐다. 중국집에서는 탕볶밥을 시킨다. 안드로이드 폰과 에어팟을 같이 쓴다. 그러니까, 하나를 고르면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선택의 섭리에 매번 코딱지를 묻히면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 뷔페나 무한리필 가게는 또 좋아하지 않는다. 100 만큼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고 싶은거지, 1 수준의 퀄리티를 100개 모아놓은 건 사양이다.



사회초년생

사회초년생은 보통 가진 게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없는 것 돈이 아니라 감정이다. 학생 때 받았던 좋은 성적, 성실함 이런 "내가 시킨 거 군말없이 잘했다"류의 칭찬 말고, 독립적인 인격체이자 사회구성원으로서 오롯이 인정받은 경험이 부족하니 아직 아이나 다름없다. 10년 뒤로 점프하고 싶은 이유다.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에 찌질한 캐릭터만 나오면 그렇게 공감이 간다.  


질문하는 사람

듣고 나서 굉장히 기분좋았던 칭찬이 있다. 채용면접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면접관이 피드백을 주면서(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질문이 좋네요.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고 얘기하는 게 쉽지 않은 건데."라는 말을 했다.

질문은 대화주제와 프레임을 선점하기 때문에, 내가 던지는 질문은 나의 생각과 가치관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래서 아주 섬세하게 잘 다루고 싶은 게 질문이라, 이 칭찬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질문은 내가 앞으로 가지고 갈 중요한 열쇠다.


개인사전

유행하는 말이나 자주 쓰이는 단어일 수록 먼지가 많이 묻어있다. 그래서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 대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외모가 아니라 매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떤 게 매력적인 거냐" 하고 물으면 답이 궁해진다. 얼마간 이 질문을 머릿속에서 굴려본 결과 매력이란 "단점은 무시하고 장점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순간에 빛나는 개성"이라는 답이 나왔다. 실제로 내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대입해보니 잘 들어맞았다. 이런 사전만들기 놀이를 꽤 재밌어한다. 나만의 정의와 사례를 곁들여 매거진 형태로 발행해 볼 생각이다.


소속 해리포터 기숙사

레번클로(=활자중독, 호기심대마왕, 공상가)


자주 하는 말

왜?, 신기하다!


소울푸드

초콜릿




2. "지속가능한 덕업일치" 프로젝트 소개


동기, 취지

궁금했다. 좋아하는 걸로 정말 임.대.료.를 낼 수 있을까? 덕업일치라고 하는데, 직장에서 그걸 이룬다는 게 얼마나 판타지스러운가. 특히 나처럼 까탈스러운 인간에게는. 결국 내가 움직여야 했다. 재미있는 걸 하면서 먹고살고 싶지만 생각만 하고 실천은 안 하는, 주말에는 보상심리에 부푼 채로 어이없이 시간을 날려버리는 사회초년생의 시선을 가진 사람은 찾기 어렵더라.


영화 <점원들 Clerks>  생각만 하고 행동은 안 하는 편돌이가 주인공


그래서 물어보기로 했다. 이걸 무슨 돈으로 시작했는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잘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망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 자금조달, 지속가능성, 재생가능성 부분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들을 수집해 볼 계획이다. 나는 동기와 취향이 이미 선명하니까. why보다는 how를, 거창한 철학보다 일상적인 어려움에 집중하면서. 그리고 이게 끝날 때쯤 나만의 공간을 열어버리고 싶다.



레퍼런스

비슷한 예로는 이런 결과물들이 있다. 나와 비슷한 눈높이를 가졌거나, 실제 경제활동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지점들이 비슷하다.  


1) 밀레니얼이 취재한 밀레니얼의 덕업일치

https://brunch.co.kr/magazine/millennialsjob


2) 로컬숍 연구잡지 브로드컬리

http://www.broadcally.com/



형식

인터뷰. 단, 멋진 가게를 소개하거나 성공스토리를 받아적는 방식은 지양한다. 이 사람이 걸어간 길을 나에게도 대입할 수 있는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 중간중간 채워넣을 것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나도 할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는 거니까.


 결국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나도 할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는 거니까

또, 지면제한이 없는 공간이니만큼 건조한 정보나열보다 질문의 의도나 배경, 대답할 때 당시의 뉘앙스를 담아낼 계획이다. 텍스트를 읽었는데 목소리가 들리는 경우(음성지원)가 있다. 윤태호 작가님의 <미생>이나 강풀 작가님의 <브릿지>처럼. 감히 그들처럼 써보고 싶다.



인터뷰 대상

1) 재미있는 걸 하면서

2) 생계를 해결하는(혹은 해결하려는) 사람

3) 대단히 성공했거나 유명한 사람보다는 나와 비슷한 사람

단, 회사원이 아닌 자신의 가게 혹은 사업을 꾸리는 사람


분야

독립서점, 1인 식당, 공방, 편집숍 등


발행 주기

격주 1회


기간

2017.12.10 ~ 2018.03.31


팀원

혼자 쓰고 피드백을 받고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보다 함께 하고 싶었다. 뜻이 맞는 사람과 더 제대로, 덜 지치면서 꾸려가는 중이다. 팀원소개는 다음 기회에.




첫 인터뷰 글 확인하기

https://brunch.co.kr/@radiobook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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