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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성훈 Jul 10. 2021

일이 즐거운 이유

몰입형 업무

⁣0. 게임과 업무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동료가 있고, 마음에 안 들어도 해야하는 퀘스트도 의외로 많고, 시간도 많이 들고, 감정까지 소모하게 만듭니다. 게임의 재미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

1.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2. "뿅!뿅!" 여섯 살 어린이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한창 즐기던 와중  화면에 "You Lose!"라는 글자가 떴죠.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가 묻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

"응! 동전 넣고 다시 하라는 뜻이야!"⁣

3. 게임에서의 실패는 낙오가 아닙니다. 학습입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지는구나'를 체득하는 경험 학습이요. 동전을 넣으면 아까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실패는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이 게임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4. 물론 게임상의 죽음이 다음번에 패널티가 되기도 하고, 한 번 죽으면 기존의 성취를 리셋하는 장르(로그라이크)도 있습니다. ⁣

5. 하지만 이는 플레이어가 실패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실패에 패널티가 있으면 플레이어는 마구잡이로 시도하지 않고 머리를 써서 분석하고 무엇이 효과적일지 계산하겠죠.⁣

6. 다시는 플레이하지 못하게 하거나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길 원하는 개발자는 없을 거예요. 기껏 시간과 돈과 정성을 들여 만든 게임이 실패 한 번에 내던져지길 바라는 건 부자연스럽습니다.⁣

7. 게임은 낙관을 심어줍니다. 한 번의 시도에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

8. 애초에 플레이어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효능감을 심어줄뿐더러, 미션의 난이도 역시 닿을락 말락한 수준으로 정교하게 조절합니다. ⁣

9. 더불어,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난이도를 높여 성취감을 주고요. 그래서 게임 장르나 규모에 따라서는 '레벨 디자이너'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10. 게임이 이런 장치를 총동원한 결과로 플레이어는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어"라고 믿게 됩니다. 무턱대고 낙관하는 게 아니라, 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요.⁣

11. 혹시 일하면서, 현실에서 좌절감을 느꼈다면 게임의 메커니즘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

12. 물론 현실에서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패자로 낙인 찍히거나, 자본금이 사라지거나, 때를 놓치거나 하는 이유 등으로요.⁣

13. 하지만 프로젝트 하나, 일상적인 업무 하나의 단위로 보면 그리 치명적이지 않은 일이 다수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해서 내 커리어 전체가 무너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만 한다면 성실하게 후퇴하겠죠.⁣

14. 그 새로운 방식 중 하나가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정답은 아니지만, 몰입감과 참여도 면에서는 탁월하니까요. 게임 자체가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

15. 게임에서는 재미있는 활동만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인고의 시간을 보냅니다. 끊임없는 사냥, 10시간에 걸친 건물 짓기, 같은 팀 플레이어의 헛발질 등등으로 인해서요. 그래도 자발적으로 플레이합니다. ⁣

16. 그 비밀을 풀어, 내 일에 적용하면 월요일이 조금은 재밌어질 겁니다. 몰입형 게임(immersive game)처럼, 몰입형 업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겜피레터 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를 분석하고, 그 구조와 적용법을 살펴봅니다.⁣

17. 이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면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매주 월요일 아침, 게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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