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당나귀'를 생각하며...
나 그댈 만나러 가는 날
눈이 많이 내린 터미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
...
그곳에 아직 남아있던 당신의
시간에 져버린 주름에 옛날 생각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었던 그곳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 옛날 생각나요
(천용성, '대설주의보' 中)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