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서 아름다운 청춘의 노래
Brrram 빠밤 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
Brrram 빠밤 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
(온앤오프, 'Beautiful Beautiful' 中)
2년 전 '피크타임'이란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데뷔는 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보이그룹들의 재기를 위한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솔직히 방송의 만듦새도 그리 뛰어나지 못했고, 경연 이후 출연자들의 행보도 흐지부지해 버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프로그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 마음에 남아있는 이유는 경연에 참가한 출연자들의 절박함 속에서 펼쳐진 무대들이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아이돌 생활에 실패하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재기를 위한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에 어찌 울컥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기나긴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치열한 경쟁을 뚫으며 데뷔까지 했던 아이돌들이었으니 실력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 빼어난 실력자들 사이에서 내 눈길을 끌었던 그룹은 온앤오프의 'Beautiful Beautiful'이란 곡을 커버한 팀18시였다.(실제 팀명은 BDC였다) 이 팀은 비록 이 무대에서 탈락했지만, 이 친구들이 보여준 무대는 너무나 청량하고 기운이 넘쳐서 화면을 보고 있던 나까지 신이 나는 게 느껴졌다. 물론 원곡이 워낙 좋은 노래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좋았던 건 정말 후회 없이 무대를 즐기고 나오겠다는 그들의 자세와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어느 사회에나 경쟁은 있고, 실력(그리고 운)을 가진 사람들이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만 난 인생에서 그 경쟁에 맞닥뜨리는 시기가 최대한 늦춰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피 말리는 경쟁에 내몰리며 좌절을 맛보고,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건 너무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기억하기는커녕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사라지는 아이돌 그룹이 셀 수 없이 많은 현실에서, 소위 '망돌'이라 불리며 어린 나이에 좌절을 맛보는 그 아이들의 마음엔 얼마나 큰 상처들이 남아있을까.
내가 어렸을 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어도 다른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숨 쉴 구석이 있었는데, 이젠 공부는 물론 예능의 영역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엄청난 경쟁을 거쳐야 하는 정글로 변해버렸다. 그런 시스템화된 변화가 가진 장점도 크지만, 문제는 그 안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그 체계 안에 편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연습생'이라 불리는 이들이 어린 시절의 자유를 포기한 채, 기획사의 관리와 통제를 받으며 엄청난 훈련을 감내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 그것이 K-POP 성공의 비결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난 그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Beautiful Beautiful'이란 노래는 일단 멜로디가 너무 밝고 활기차서 좋지만, 이 노래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저 'Brrram 빠밤 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이란 노랫말이다. 마치 힘차게 나팔이나 브라스를 부는 것 같은 저 의성어 표현은, 혈기를 이기지 못한 어린아이들의 신명 나는 한바탕 난장을 연상케 해 줘서 흥겹다. 아이들이 깔깔대고 웃으며 노는 모습만큼 신나고 흐뭇한 장면이 또 어디 있던가.
어린 나이엔 저렇게 그냥 빰빠밤빰빰 이라고만 외쳐도 예쁘고 싱그럽다. 오직 그 시기에만 허락된 예쁨이다. 그냥 까르르 웃기만 해도, 못하는 노래를 꽥꽥 불러도 귀엽게 보이는 그 좋은 시기는 어느 순간 훅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난 그 어린 나이의 친구들이 울면서 너무 절박하게 무언가에 매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실패를 말하며 불안해하기엔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인 친구들에게 넌 경쟁에서 밀렸으니 패배자라는 굴레를 씌우는 그런 미친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경연에서 저 무대를 만들었던 그 멋진 친구들의 원래 그룹이었던 BDC는 결국 해체가 되었다는 소식을 나중에야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들이 이 노래 속 가사처럼 어디선가 보란 듯이 활짝 피어나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래본다.
https://youtu.be/tWBycHUV4aY?si=5ton00lfy963fK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