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 보일 때...
눈을 가리는 마음을 가리는 세상이지만
나는 이렇게 너무 또렷이도 기억하고 있는데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
(루시드폴, '사람들은 즐겁다' 중)
세상 사람들이 다 즐거워 보이는데 나만 즐겁지 않은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다. '저 사람들은 뭐가 그리 신나는 걸까. 난 이렇게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슬며시 마음을 잠식한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어떤 이들에 의해 내가 고립될 수도 있고,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고 한 때 친했던 이들과 멀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모두들 축하를 나누는 자리에서 나만 소외가 될 수도 있고, 다들 앞서 나가는데 나만 뒤처져서 황망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누군가를 원망하며 증오를 자양분으로 삼는 게 아니라,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주는 이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살씩 더 먹으면서 사람에게 실망하고 상처받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내 경험상 사람에게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은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아도 자세히 둘러보면 분명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걱정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은 있다. 그게 내가 상상도 하지 못한 사람이라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일단 날 위로해 줄 노래 한 곡에 기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이 노래에 위안을 얻었듯이.
루시드폴 노래의 매력은 나지막함과 무덤덤함 속에 담긴 깊은 감정이다. 사람이 느끼는 극한의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사람들은 즐겁다'라는 일곱 글자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될까. 나의 힘듦을 직접 말하는 것보다, 나를 뺀 다른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이야기하는 게 더 마음을 저밀 수 있다니. 너무 담담해서 더욱 처연하고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 이 노래가 가진 힘이다.
나와 상관없는 이들 혹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자들의 감정이나 행태에 아랑곳하지 말고, 오직 날 정말 걱정하고 위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을 챙기기에도 짧은 게 인생이니까. 삶이란 게 사실 즐거움보단 고통이 더 많은 법이란 걸 알고 있다면, 짧은 즐거움의 시간을 함께 누릴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그걸로 된 거 아닐까.
https://youtu.be/inhSuxIkisw?si=LDrA2ctvhc9sI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