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눈물과 함께 찾아온다...
봄비가 내려오는데 꽃잎이 흩날리는데
나의 눈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
봄비가 내리는 소리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
나의 귀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
(노영심, '4월이 울고 있네' 中)
흔히 '춘삼월'이라며 3월을 봄의 시작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3월은 봄이라기엔 춥고 꽃도 아직 필 준비만 하고 있는 시기다. 진정한 봄은 4월에 찾아온다. 4월이 되어서야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각종 꽃들이 만개하며 봄의 빛깔을 드러내니까. 그렇게 핀 꽃들이 흩날리고, 봄비가 내릴 때 우린 비로소 봄이 왔다며 흐뭇한 혼잣말을 하지 않던가.
그렇게 봄과 함께 찾아온 4월이 슬픈 사람들이 있다. 봄비가 눈물처럼 보이고, 꽃잎 떨어지는 소리가 울음소리로 들리는 그런 가슴 저미는 사연을 가진 분들이다. 한날한시에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분들, 야만적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죄 없이 희생당한 이들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겐 4월은 무척 잔인한 달이다. 엘리엇이 '황무지'라는 시에서 이야기 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말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우리의 가슴에 박힌다.
4월은 참 유난히도 우리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남긴 시기로 기억에 남아있다.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인 큰 비극도 있었고,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야 할 아이들이 바다 위에서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 세월호 참사는 바로 11년 전 오늘 일어났다. 늘 4월이 오면 눈물바람인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4월이 울고 있네'라는 노래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노영심의 '4월이 울고 있네'를 들으며 오늘도 어디선가 눈물짓고 있을 많은 분들을 생각한다. 노래에 흐르는 고운 피아노 선율과 노영심의 순수한 목소리, 시적인 가사 모두 훌륭하지만, 이 노래는 제목만으로도 수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4월이 울고 있다니. 4월에 비극을 맞이한 사람들을 위해 4월이 함께 울어준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까.
'창문 열고 봄비 속으로 젖어드는 그대 뒷모습 바라보면은 아무리 애써보아도 너를 잊을 수 없어라'라는 가사를 보며, 누군가는 잃어버린 생때같은 가족을, 또 누군가는 다시 볼 수 없는 연인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 이 노래를 4월이란 시기를 힘겹게 버티는 분들에 대한 위로곡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영심 씨는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도 못했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오늘은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이 곡은 서정적인 발라드로도, 아니면 누군가를 그리는 추모의 곡으로도 들을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을 슬픔으로 보내는 분들을 한 번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4월에 안타까운 일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선 꼭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https://youtu.be/uRUj7571gto?si=A3ed-0NG1HopCB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