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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dioholic Jun 24. 2024

손의 일기

수고했어요... 오늘도

오늘도 당신은 그 손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했을까요.

바쁜 걸음으로 사무실 문을 열기 위해 출입 장치에 지문을 찍고,

마음에도 없는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급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짝의 비굴함을 감내한 악수를 하고,

또 어떤 이로부터 당한 수모를 참기 위해 주먹을 아프게 쥐었을지도 모르죠.


하루를 버티기 위한 끼니를 위해 수저를 쥐었을 테고,

졸음을 날리기 위해 커피 스틱을 휘휘 저었을 수도 있고,

하루종일 날 괴롭힌 무언가를 잠시나마 잊기 위해 사람들과

소주잔을 기울였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긴 하루를 마치고 이제 당신은 그 손으로 지하철 손잡이를 쥔 채 집으로 향합니다.

주말에 기분 전환을 위해 네일아트를 했다는 것은 피곤함 때문에 잊혀졌을지도 모르죠.

집에 도착하면 편안한 음악을 틀고, 따뜻한 욕조에 온종일 고생한 당신의 몸과 손을 담그며

아무 생각 없이 정말 푹 쉬길 바래요.


"you... and your hand"



오늘도 정말 수고 많았어요.

당신도 그리고 당신의 손도.



https://youtu.be/U3e4AOd-DzE?si=7y3WlVeZwL1zlB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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