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빗소리에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사실 아침 운동을 가지 않기로 마음먹은 날이었기에 예정에 없던 이른 기상이 살짝 언짢았지만, 침대에 멍하니 누워 빗소리를 듣는 기분이 좋아서 이내 그 언짢음이 누그러졌다. 이렇게 빗소리를 들어본 게 언제였더라.
그렇게 한시간 가량을 몽롱한 가수면 상태로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가 되니 그제야 불안감과 막막함 내 마음을 잠식한다.
아... 출근 어떻게 하지
폭우의 여파로 마을버스는 연착이고 빗줄기의 모양새를 보니 온전한 모습으로 출근하긴 글렀다. 장화를 신고 잘 마르는 재질의 바지를 입으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지만 약 30분 후 사무실 앞 내 모습은 영락없는 물에 빠진 생쥐다. 우산이 무슨 소용이람...
빗속의 여인(2018)
6년 전 출근길에 이 사진을 찍었던 날도 비가 참 많이 오는 아침이었다. 폭우 속에서도 한 손에는 우산, 한 손에는 커피를 손에 쥐고 필사적으로 출근하는 한 직장인 여성분의 모습을 보며 '먹고 사는게 참 힘들죠?' 라는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저분은 지금도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으시겠지?
폭우를 뚫고 힘겹게 출근하신 모든 직장인 여러분들, 고생 많으셨어요. 부디 아무 일 없이 무사한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