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글자로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노래가 있었다
마마 왜 내 심장은 가짜야?
나는 왜 찢겨도 붉은 피 하나 나지 않는 가짜야?
(김필선, '마마' 中)
심장을 동경하는 로봇을 상상하며 김필선이 직접 만들었다는 이 노래를 들으면 비단 로봇뿐만이 아닌, 지금의 내 모습에 좌절하고 자괴감을 느끼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짠하게 아파진다. 그렇게 방황하고 헤맬 때 우리가 속으로나마 찾게 되고 그 힘듦을 토로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바로 마마, 엄마는 아닐는지. 방황하는 존재가 그 방황 끝에 엄마를 찾는 모습만큼이나 슬픈 장면도 없다.
김필선의 목소리는 뭐라 표현하기가 참 어렵게 독특하다. 흐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무심한 것 같기도 한데 그 애매함이 듣는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만든다. 왠지 귀를 기울여줘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너무 유심히 들으면 마음이 너무 애잔해져서 한 발짝 물러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음성. 그런 목소리로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가사를 노래하니 듣는 이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 버릴 수밖에.
화려하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음색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담은 노래를 만드는 이런 젊은 뮤지션의 노래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좋은 요즘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약 17만 곡이 발표된다는데, 그 속에서 이런 보석 같은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닐까.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 따뜻한 노래가 듣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곡 한번 들어보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