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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Jan 03. 2023

중요한 것은 버티는 마음

2023년 올해의 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월드컵은 끝났지만 월드컵을 통해 회자한 말의 여운은 오래 남았다. 2022년을 정리한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보다 사람들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에 더 크게 공감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물가는 너무 올랐고 경기는 무척 좋지 않았다. 갈수록 살기는 더 퍽퍽해지고 실패하고 꺾이는 순간은 그만큼 더 많았다. 그런데도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 꺾이지 않는 의지라고 사람들은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종종 이렇게 여운이 남는 글을 만나는 일이 있다. 내가 사는 동네 가게엔 그런 글들이 많다. 어디선가 빌려온 말도 있고 직접 쓴 글도 있다. '선한 것은 강하다'(카페 싸리재), '살아있는 글들이 살아있는 가슴에'(아벨서점), '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결코 외롭지 않다'(삼성서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창영당).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각오이자 오가는 이에게 전하고픈 메시지일 테다. 종종 들르는 곳이라 그런지 주인장의 품성과 성격이 글에서도 느껴진다. 아벨 사장님은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이고 싸리재 사장님에게서는 착한 어른의 심정이 느껴진다. 삼성서림 사장님은 누구에게나 커피를 권하며 말을 건네고 창영당 주인장은 온 동네 아이들과 어르신을 섬긴다. 뜨거운 가슴으로 선을 쫓고, 외롭지 않으려 서로를 돌보려는 이들. 가게에 걸어놓은 글에서도 그 체온이 느껴진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엔 가훈과 사훈이 있었다. 한마디 글과 말이 중요한 시대였다. 글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 말이 사람을 이끌던 시대.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지만 '꺾이지 않는 마음'처럼 여전히 마음을 움직이는 말들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들. 무너지지 않게 버틸 수 있는 글들.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역시 힘든 해가 될 거라고들 예측한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지키고 돌볼 마음이 필요하다. 2023년 나를 지켜줄 '올해의 말'을 하나씩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래서 나도 적어 보았다. “중요한 것은 버티는 마음. 올해도 '함께' 버티자.”


(인천일보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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