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국내 여행 66 - 현대프리미엄아울렛Space1

by 구경래
현대 Space1 공간을 꾸민 예술가, 하이메 아욘(Jaime Hayon). 지식은 배움을 통하여, 지혜는 관찰을 통하여~! 아쉽게도 지금은 철거.


< 살피기 3단계 - 자세히, 왜, 서로 >


우리가 무엇을 알고 싶은데 그 무엇을 모를 때가 있다.

특히, 알고 싶은 대상에 관하여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유용하게 쓸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자세히’, ‘왜’, ‘서로’ 세 가지 단계로 살펴보기다!


알고자 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먼저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하자.

그러면, 기대보다 꽤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고 눈여겨보는 순간, 어떤 뭔가가 생각 레이다에 딱 걸린다.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런데 암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뭔가 시원한 답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이나 사물에 관해 더 알고 싶은 것 또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에 ‘왜?’라는 물음표 하나를 던지자. 여기서 ‘왜’라는 것은 ‘생각하며’란 말과 이어진다.

즉, 그냥 살피지만 말고, 왜 그런지 생각하면서 살펴보라는 것이다.

아이랑 같이 ‘왜’를 던지며 조금씩 생각하기에 도전하자.

그러면 어느 순간 머리에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그 무엇이 떠오른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래도 뭔가 좀 찜찜할 때도 있다. 그러면 ‘자세히, 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된다.

저마다 자세히 살피고, ‘왜’를 통해 생겨난 생각이나 느낌, 의견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놀랍게도 서로 뭔가를 나누면서 그 대상에 관하여 조금씩, 하나씩 그러다 어느 순간 확 알게 된다!

그게 집단 지성의 힘이다.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우리가 어떤 인물이나 대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그 무엇인가는

본질 또는 본성일 수도 있고, 이유나 배경일 수도 있고, 현대적 상징이나 의미일 수도 있다.

거짓말처럼 신기하게도,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자세히 보고, 왜라고 의문을 품은 채 생각하며, 서로 자기가 본 것을 나누면

마침내 그 어떤 사람이나 사물의 본질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랑 같이 어디 나들이를 떠나면 그렇게 ‘무엇을 탐구’할 수 있는 대상은 천지다.

왜냐하면, 가는 곳마다 사람과 사물, 사건과 사고는 어디든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사물, 사건, 사고 모두 다 소중한 학습 대상이다.

이처럼 사람과 사물, 사건과 사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은 주변에 널렸는데, 쇼핑몰도 그중 하나다.

위 사진의 작품을 보자. 그리고 위에서 본 탐구 세 가지를 아래 보기를 통해 적용해보자.

보기) 여기는 아울렛. 뜬금없이 왜 이처럼 생뚱맞은 전시물을 내보이는 걸까?


먼저 자세히 살피기다.

이 작품은 ‘어떤 인물이 천체 망원경을 보고’ 있다. 그러니 집중할 대상은 두 가지면 충분하다.

간단한데 무엇을 자세히 살피란 걸까? 인물과 사물이다.

가만히 보면 이 인물은 사람을 닮은 듯하나 사람은 아니다.

옷은 걸친 듯, 아닌 듯하고, 얼굴은 온통 수염 천지다. 심지어 귀까지. 그리고 안경도 썼다.

길쭉한 천체 망원경을 한 손으로 가볍게 쥐고, 한 손으로는 뭔가를 발견한 듯, 뭔가를 찾는 듯하다.

여기까지가 자세히 살피기다.


이어서 ‘왜’ 생각하기다.

대체 이 인물은 왜 아울렛 안에서 이러고 있는 걸까.

대기업 현대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이미지나 디자인을 연출할 리도 없을 텐데,

금싸라기 같은 쇼핑센터 공간에 왜 이런 작품을 설치한 걸까?

과연 저 인물은 사람일까?

사람이라면 왜 저렇게 표현했으며, 사람이 아니라면 대체 저 인물은 누구란 말인가?

왜 천체 망원경이 등장하는 것이며, 하필이면 저 사람은 천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걸까?

막말로 돈벌이랑 저 작품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렇게 하는 것이 ‘왜’를 통한 생각하기다.

아리송하다. 알 듯 말 듯 모호하다.

그럴 때 다음 걸음으로 옮기면 된다.

아이랑 같이 앞서 두 가지 단계를 거쳐서 떠오른 저만의 생각이나 의견, 느낌을 ‘서로’ 주고받으면 된다.


“아무래도 이걸 판매하려고 여기에 설치한 건 아니겠지?”

“당연하지!”

“그런데 왜 망원경을 보고 있을까?”

“망원경으로 여길 보면 재미있겠다. 나도 보고 싶다.”

“오, 그런 생각을 하니? 놀랍네. 그런데 이걸 대체 왜 여기다 설치했을까?”

“쇼핑하다가 재미없으면 그냥 떠나잖아. 그러니 심심하지 말라고 한 거지!”

“어쩜,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어. 엄마는 망원경으로 살피듯 쇼핑할 거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잘 살피라는 뜻 같은데?”

“아냐! 별을 관측하는 건 신비로운 일이잖아. 그러니 쇼핑하면서 꿈을 키우란 말이지!”

“아, 그럼 더 살펴보면서 물건을 많이 사라는 뜻이네.”


뭐 이런 식으로 해도 된다. 그것만 해도 엄청나다.

그러나 요즘은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나름의 정답을 얻고 싶으면, 반드시 이렇게 유추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검색할 일이다!

순서를 잊지 말자.

검색 먼저가 아니고 생각하기가 먼저란 것을!


이 작품의 명칭은 ‘별을 보는 사람(The Star Gazer)’이다.

별을 응시하므로 천문학자나 점성술사 또는 꿈을 꾸는 몽상가를 뜻할 수도 있다.

작가의 의도에 따르면, 인간의 형상이긴 하나 부드러운 곡선으로 몸매를 형성함으로써

사람을 뛰어넘은 초현실적 존재를 표현한 거란다.


천체 망원경을 보는 것도 작가에게는 이유가 있다.

망원경으로 뭘 들여다보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쇼핑센터란 일상적 공간에서 방문객이 저마다 잃어버린 꿈이나 동심을 되찾기를 바라는 거란다.

또, 단순히 별을 관측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너머의 세계나 미래, 자기가 바라는 이상향을 탐색하라는 뜻이란다.

꽤 철학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좋은 의미가 담긴 작품을 작가는 왜, 하필이면 쇼핑 공간에다 설치한 걸까?

천체과학관이나 미술관도 아니고!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 쇼핑몰의 이름이 현대 Space 1이니까.

우주(Space)를 관측하는 형상을 통해 꿈도 꾸고, 동심도 찾고, 쉬었다 또 쇼핑을 즐기란 뜻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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