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속 자세히 살피기 >
글쓰기를 하건, 그림을 그리건, 사진을 찍건, 그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그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공통 원칙이 있다. 그게 무엇일까?
바로 ‘자세히 살피기’다.
자세히 살피기가 선행되어야,
비로소 자세히 쓰기, 자세히 그리기, 자세히 찍기, 자세한 업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법이다.
평소 이처럼 ‘자세히’ 사물이나 둘레를 살피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결정적으로 필요할 때 정작 빈곤해지기 일쑤다.
위 카페와 같은 곳에 들린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맛난 빵과 감미로운 커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랑 함께 사고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놀이 요령은 간단하다.
첫째, 위 카페의 소품을 먼저 자세히 보도록 한다. 어른도, 아이도 같이 살피는 것이다.
이때, 주문하러 가기, 자리를 잡기보다 먼저 할 일이 바로
이런 디오라마(어떤 장면을 작은 모형을 이용해 설치하는 것)를 찬찬히 둘러보는 것이다.
둘째, 전체를 살펴본 뒤에는 구체적인 세부 읽기를 해야 한다.
이르자면, 모형 인물의 표정, 손에 쥔 것, 옷차림, 관계 등에 관하여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다.
셋째, 모형 인물이 만들고 있거나, 이미 만든 빵이나 쿠키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빵집에서 고객에게 어떤 빵을 만들어 제공하면 좋은지 저절로 생각할 수 있다.
넷째, 모형 인물을 보면서 빵을 만들 때 각각의 역할에 관해 알아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제빵 과정에 관해 말할 수 있다.
빵을 만든 경험이 있다면 할 말은 더 많을 것이고, 행여 직원의 설명을 듣는다면 운수대통한 날이다.
다섯째, 이 가게(베이커리 카페)와 디오라마의 상관성이 어울리는지 알아본다.
전시한 제품을 그 가게에서 판매하는지, 매장 분위기도 디오라마의 분위기와 일치하는지
따위를 살피도록 한다. 여기서부터는 일머리를 익히는 과정으로 한 단계 올라간다.
여섯째, 이 카페에서 디오라마가 놓인 위치는 어떤지, 디오라마의 구성은 어떤지,
고객의 눈길을 끄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관해서 알아본다.
일곱째, 이 디오라마에 관해서 못다 한 말이나 생각, 질문을 서로 주고받는다.
이때, 비로소 어른은 본대로, 느낀 대로에서 살짝 벗어나
약간의 의도성을 갖고 아이에게 질문하는 정도는 괜찮다.
이르자면 ‘왜 서양인을 모형 모델로 썼을까?
제빵 과정에 더 필요한 기기나 기구를 구현할 수는 없을까?
강아지는 왜 등장하는 걸까?’ 등을 물을 수 있다.
여덟째, 그렇게 세부적인 것을 자세히 살핀 다음 종합 마무리를 하면 된다.
마무리는 종합적 질문으로 하면 더 좋다.
보기로 ‘만약, 너에게 이 카페랑 디오라마를 디자인하라고 하면 어떻게 꾸미고 싶어?
어떤 것을 강조하고 싶어?’라고 던지면 된다.
아홉째, 욕심 많은 부모라면 거기서 더 나아가 그 계획을
계획서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만들도록 하고, 같은 내용을 AI에게 시켜 제작한 작품과 서로 견주면서
그 차이에 관해 논하면 된다. 초등 고학년이나 청소년이라면 해볼 만하다.
그보다 어리다면 위 첫째에서 여덟째 중에서 상황과 조건에 맞춰 실행하자.
첫째 단계만 하고 멈추어도 충분하니까.
이런 과정을 일상에서 되풀이하면 할수록 아이의 사고는 종합적으로 바뀌며,
일머리는 덤으로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