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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나 Jul 25. 2024

"리더는 착할 필요 없음. 쎄면 됨."

군주의 철학, 토마스 홉스 사상 진짜 쉬운 요약 설명





인간에 대한 관점

 


여러분은 인간을 선하게 보시나요, 악하게 보시나요?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이 너무 추상적이라면, 이렇게 질문해볼게요. 정부와 법이 없는 곳, 국가 권력이 닿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어떤 곳일까요? 그곳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국가권력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행사되어야 하며, 합법적으로 선택된 정부나 국가기관에 의해 행사되는 권력입니다. 그렇지만 국가 혹은 정부에게 허용되는 권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두고 논란이 되죠. 그 권력을 무엇을 위해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도요. 개인의 권리라는 것도 모호합니다. 사유재산을 지킬 권리, 혹은 평등한 기회를 제공받을 권리가 상충된다면요? 정부는 어떤 권리를 더 우선시해야하나요? 정부의 존재 근거가 무엇이길래요?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 정부의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계약론들을 살펴보며 글을 시작해볼게요. 사회계약론은 정부의 존재와 권력을 국민 간의 계약에 근거하여 정당화하는 이론인데요. 사회계약론은 국가와 정부가 국민 간의 계약에 따라 형성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국민들은 자유와 안전을 위해 국가를 형성하고, 정부에 권력을 위임하는 계약을 맺는 거죠.


사회계약론에는 다양한 이론이 있고, 각각의 사회계약론은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목적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다릅니다. 어떤 이론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악한 존재로 보고, 사회계약을 통해 정부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정부의 주된 목적을 국민의 안전과 질서 유지에 두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어떤 이론은 인간을 선한 존재로 보기에, 선한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낙관적인 해석은 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보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비관적인 해석은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더 중점을 둘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과 대중에 대한 이해가 정치관을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은 인간과 대중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강력한 지도자를 원할 때


17세기 영국은 국가와 교회의 권력 간 대립으로 뒤섞인 정치적, 사회적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17세기중반엔 영국 내전이 발발하여 왕권을 주장하는 군주주의와 의회의 권한 강화를 주장하는 민주주의 사이의 갈등이 이어졌고, 이러한 정치적 격변은 당시 지식인들에게 현실적인 정치 체계와 국가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졌죠.

사회적 분열이 심하고 민주적으론 도저히 이 분열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땐 강력한 권력자가 이 분열을 해결해주면 좋겠다는 소망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대화로, 민주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할 때 ‘상급자한테 가자, 엄마한테 물어보자, 쌤한테 말해보자’하는 생각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토마스 홉스는 이런 혼란과 분열을 배경으로 자신의 사회 계약론을 발전시켰는데요. 그는 국가의 존재와 정당성을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조직에 대한 이해로 설명하며, 국가의 필요성과 정치적 통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불안정한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치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폭력적인 인간을 통제하는 강력한 국가의 필요성


홉스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국가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질서와 안정을 달성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상태, 즉 모두가 서로에게 적인 전쟁과 혼란으로 가득 찬 상황에 처한다고 전제했어요. 자연 상태에서 인간들은 욕망과 이익의 충돌로 인해 질서와 안정이 유지되지 않으며, 인간은 상호 간의 신뢰가 부족하여 끊임없는 위협과 불안에 시달린다는 거죠. 


이 상황에서 인간들은 사회 계약을 통해 국가에 권력을 위임하고 국가가 제시하는 법과 질서를 수용함으로써 상호 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룬다고 홉스는 주장했습니다. 이 계약의 결과로 국가는 국민들의 안전과 안락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는 법과 질서를 시행하고 국민 간의 분쟁을 조절하는 권력을 갖죠.


홉스의 국가론은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를 지지하며, 통치자나 국가가 국민에 대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절대적 권력으로 국가는 개인의 안전과 안락을 보장하고요.



인간 본성과 자연 상태


여러분은 인간의 본성을 선하게 보시나요? 악하게 보시나요? 낯선 사람에게 친밀감을 먼저 느끼나요, 경계심을 먼저 느끼나요?


홉스는 인간 본성을 전쟁과 혼돈으로 이해했습니다. 17세기 영국 내전의 혼란과 분열을 겪은 그는 인간은 갈등과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며 강력한 권력이 없으면 전쟁과 혼돈이 자연스럽다고 봤죠. 그렇기에 홉스는 인간의 자연적 권리에 대한 개념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서로를 해치지 못해 안달입니다. 자연적인 권리라는 건 없다는 거죠. 


인간은 권리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정부의 존재에 따라 형성된다는 겁니다. 즉 국가나 정부의 존재가 권리의 기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국가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국가의 법에 순응해야만 안전과 안정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국민은 국가의 규칙과 법률을 따르고 국가에 복종해야 하며, 이것이 국민의 주요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국민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헌신해야 하고요.




국가의 권위


자연상태에서 폭력과 혼란에 빠지는 인간들은 서로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권리를 포기하고, 국가에 대한 모든 권력을 위임했다, 개인의 안전이나 자유 등에 대한 권리는 국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라는 홉스의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이 논리에 의하면, 국가의 주권은 국민이 아니라 국가 자체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강력한 중앙집권국가가 국민과의 계약을 수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국가가 되죠.


홉스는 권력이 중앙집중화되고, 국가가 강력한 통치를 행하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통치체제는 국가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며, 국민들 간의 폭력과 혼란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덕이 아니다


여러분은 전쟁과 혼란의 시기에서는 혼란을 정리하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위해 강력한 지도자에 의한 독재가 용인된다고 보시나요? 예를 들어 군조직은 강력한 위계서열이 있습니다. 전시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효과적이지 않는 소통방식으로 여겨지죠. 그렇다면 국가 단위로는요? 홉스는 국가는 늘 긴장감 있는 전시 상태에 처한 것과 다름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정치인은 국가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군주에게 결단력과 힘은 국가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군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군주는 선한 게 아니라 강해야 합니다. 약한 군주는 외부적인 위협에 대처하지 못하고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홉스는 도덕적인 리더를 비판했습니다.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고 국가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한 마음이 국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면 그것은 리더의 자질이 아니라는 거지요. 군주에게는 도덕적 의무나 선한 마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사회 질서를 목적으로 하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국가에게 복종을


홉스는 개인의 의무와 권리를 국가와의 사회 계약에 따라 결정된 것이기에 개인은 국가에 가입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복종과 보호를 약속하고, 이에 상응하여 국가는 개인에게 안전과 보호를 제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홉스에 따르면 국가가 존재하는 한 개인은 국가에 대한 복종의 의무를 지며, 이에 대한 대가로 안전과 보호를 받게 됩니다.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입장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홉스의 이론을 흥미롭게 읽으며 어느 부분은 동의를 하셨더라도 어느 부분에선 주장이 과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실 겁니다. 당시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귀족과 평민 중 홉스의 이론을 환영한 쪽은 어디었을까요? 홉스는 귀족이었을까요, 평민이었을까요?


중앙집권주의에 대한 귀족과 평민의 갈리는 반응


17세기의 영국 내전 상황에서 귀족과 평민 사이의 의견은 다양했지만 일반적으로 귀족은 군주주의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고, 평민들은 의회의 권력을 더 강화하고 군주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향을 선호했습니다. 귀족들은 왕과 군주의 지위를 보호하고, 그들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반면에 평민들은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의회가 대표적인 결정 권한을 가질 때 더 많은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홉스는 귀족 출신이 아니었으나 그의 사상은 귀족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가 제시한 국가론은 군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홉스의 이론이 귀족들의 특정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추구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귀족들의 주장과는 다른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홉스의 이론이 귀족들에게 환영받은 것과는 별개로, 영국 내전은 의회파가 승리하고, 군주주의를 주장하는 찰스 1세가 처형되는 결과로 끝이 났습니다. 



현대 관점으로 본 홉스


홉스의 국가론은 현대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희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홉스의 국가론은 민주주의적 가치에 위배되죠. 그럼에도 권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홉스의 군주론은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전세계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와 정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죠.


그의 국가론은 국가가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며 규율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개념을 강조하며, 중앙집권적인 통치 체제와 법치주의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국제 정치 측면에서는 국가 간의 관계와 국제 질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구요. 홉스의 이론을 적용해보면 국가들은 자연상태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각각의 국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보호를 위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국제적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이론은 현실주의적인 국제 정치 이론에 영향을 미쳤고, 국제 정치에서의 권력과 안보에 대한 이해를 제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가의 안보는 호의나 친절함으로 유지된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평화는 힘으로 유지된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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