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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나 Jul 25. 2024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노동자의 철학, 칼 마르크스의 사상 요약


19세기 유럽


여러분, 공산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에선 공산주의적 사고는 빨갱이라고 표현되며 그 자체로 사회 암적인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젊어서 공산주의에 심장이 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고, 늙어서 공산주의에 심장이 뛰면 멍청한 거라는 말도 있죠. 재치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체 공산주의가 뭔가요?


모든 이론은 시대적 배경에서 자유롭지 않으니,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공산주의를 주장한 주요 사회적 배경을 확인해봅시다. 19세기 중반 유럽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업 사회에서 공장으로의 대규모 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산업화의 결과로 인하여 근로자들은 기계화된 생산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노동 조건은 매우 열악하고 임금은 낮았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자본가들이 공장 소유와 생산수단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불만이 커지게 되죠.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러한 산업화와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노동자 계급의 약탈을 초래한다고 보았는데요. 그들은 자본가들의 이익 추구에 의해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경제적 불평등이 계속 확대된다고 예상했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공산주의를 제시하여, 생산수단의 공유와 경제적 평등을 통해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역사적 유물론


역사적 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은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개발한 사회 및 역사 이론입니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사회 및 역사적 변화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중요한 틀이죠. 이 이론은 역사의 원동력은 경제적 요인에 기반하며, 사회의 발전과 변화는 생산 수단의 소유, 생산 관계 및 이 요소들에 의한 사회적 계급 갈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적 재료주의는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을 일정한 단계로 나눕니다. 원시 공동체,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 등의 단계로 구분하며, 각 단계들은 사회의 생산수단과 생산 관계에 따라 특정한 경제 체제와 사회적 구조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마르크스는 이 이후의 단계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말합니다. 자본주의 다음 단계인 사회주의(Socialism)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되는데요. 사회주의는 생산 수단을 사회적으로 소유하고, 생산력을 계획적으로 조절합니다. 


그런데 이 사회주의도 역사발전의 궁극적인 것은 아닙니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가 발전하여 국가의 폐쇄와 계급의 소멸로 이어지는 공산사회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역사 발전의 최상의 단계인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일을 하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자원을 분배한다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비판, 노동자의 해방과 경제적 평등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경제적 구조와 사회적 관계를 분석하여,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내재적인 모순과 부정적인 측면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노동자들의 해방과 경제적 평등을 통해 이러한 자본주의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평등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부의 불균형과 계급 간의 경제적인 차별을 해결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자 계급이 자유롭고 자기 결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공산주의는 노동자들이 노동력을 판매하기 위해 자본가들에게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노동의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사회적인 구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부의 재분배와 생산 수단의 사회적인 소유를 통해 경제적인 공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부의 집중을 방지하고,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 자원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공산주의가 말하는 이상적인 경제 체제


공산주의 경제 모델은 생산 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중앙 집중적인 계획에 의한 경제 운영을 중심으로 합니다. 이 이론은 자본주의 체제의 부정적인 측면을 극복하고, 사회적인 공유와 협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어떤 체제를 말했는지 간단히 살펴보죠.


공산주의 경제 모델에서는 토지, 공장, 자원 등의 생산 수단이 사회적으로 소유됩니다. 시장 경제에서의 자유로운 경쟁과 가격 결정이 아닌, 중앙 집중적인 계획과 지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원 할당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겠죠.


공산주의 경제 모델은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추구하는데요. 부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균등하게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인 평등을 실현하고 경제적인 불평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중앙정부의 계획 하에,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사는 사회. 이상적인가요? 혹은 허무맹랑한가요?


공산주의 경제 모델은 이상대로라면 부의 균등한 분배와 경제적인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앙 집중적인 계획의 한계와 자원 할당의 효율성 문제 등 다양한 도전 과제를 겪게 됩니다. 이는 실제로 구현된 국가들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이러한 이슈들은 공산주의 경제 모델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죠. 다음 글에서, 공산주의를 채택했던 소련에 대해서도 잠깐 살펴봅시다. 공산주의가 어떤 정치체제와 결부되기 쉬운지도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동으로 작성한 "공산당 선언"은 1848년에 발표되었고, 이후에 사회적 반응과 사회에 미친 영향은 상당했습니다. 이 선언은 노동자 계급의 의식을 강화하고 권리와 이익을 위한 투쟁을 독려했으며, 자본가들과의 사회적, 경제적 갈등을 강화시켰습니다. 


공산주의 이론은 유럽을 넘어서까지 국제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공산주의는 국가 간 경제 및 정치적인 격차와 갈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촉진시켰습니다.


공산주의의 영향은 정말 엄청납니다. 공산주의는 근대 사회학과 정치경제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고요. 마르크스의 분석은 사회 구조와 계급 갈등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사회학적 연구와 이론의 기초가 되었죠. 


이제 문자 그대로의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집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공산주의가 담고 있는 사상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많은 사회운동과 정치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이론의 한계


현재 세계에서는 공산주의 체제를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소련은 붕괴했고,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명시적으로 공산주의를 수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를 공식적으로 말하지만, 실제로는 독재적인 정치체제와 계획경제를 운영하고 있고요. 마르크스의 공산주의가 말하는 ‘모두가 평등하고 동등하게 잘 먹고 잘 살자’가 실현된 곳은 없어보입니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이며 공산당이 통치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경제개혁을 시도하고 있고요.


즉 공산주의를 말하는 나라들도 사실상 공산주의의 이상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의 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현대에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와 같은 다양한 혼합체제가 더 흔하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시장 경제와 정부의 개입을 조합하여 운영하고 있죠.


왜 그럴까요? 공산주의를 지지하며 세워진 정부들이 왜 공산주의의 이념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까요? 공산주의 이론은 완벽한데, 그 정부들이 공산주의 이념을 실현하는 것에 실패한 것인가요? 아니면, 공산주의 이론 자체에 내재적인 한계나 모순이 있는 걸까요?


공산주의 이론이 가지는 첫번째 한계는 경제적 비효율의 문제입니다. 공산주의 경제는 계획경제를 기반으로 하며, 생산수단의 국유와 중앙 집중적인 계획에 의존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효율성과 혁신을 제한할 수 있고, 자원의 낭비가 발생하고 생산력이 떨어지죠. 


두번째는 인권 탄압의 문제입니다. 공산주의 국가의 단일 당체제와 중앙집권적인 통치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치적인 탄압을 가하기 쉽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는 단일 당체제와 중앙집권적인 통치를 통해 구현되기에, 개인의 정치적인 자유를 억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이유로 현대에는 공산주의 이념을 받아들이는 것보단,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혼합체제가 더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차이점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모두 중앙집중적인 통제를 통해 경제와 사회를 조직하고 계획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둘에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의 국유화와 경제적 평등을 강조하는 반면, 사회주의는 사회적 평등과 복지를 중시합니다. 공산주의는 단일 당체제와 중앙집중적인 통치를 통해 사회를 조직하는 반면, 사회주의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와 정치적인 다양성을 존중하는 경향으로 발전, 자본주의에 적응하고 있죠.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를 사회주의 다음 단계로 보았죠. 그러나 현대에서는 사회주의의 극단적인 한 형태로서 공산주의의 개념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사회주의는 보편적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이를 민주주의와 결합하면 민주사회주의가 되죠. 만약 이 사회주의의 지향점을 강력한 중앙 권력으로 실현하려고 하면 공산주의가 되고요.  이 관점에 따르면 모든 공산주의는 넓은 의미의 사회주의에 속한다고는 말할 수 있어도, 모든 사회주의가 공산주의라고 말할 수는 없게 됩니다. 사회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형태 중 일부가 공산주의로 진화하거나 공산주의와 유사한 특징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체제에서는 사회적 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시장 경제와 국유화된 산업을 조화시키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일부 사람들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조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산주의는 독재가 아니며 모두가 잘 살기 위한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쪽의 의견으로, 민주주의적인 원칙과 절차를 존중하면서도 경제적인 공정성과 사회적인 평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생산수단의 국유화와 중앙집중적인 계획경제를 통해 경제적인 평등을 추구하면서도, 다수의 의견에 근거한 정치적인 의사 결정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공산주의가 민주주의적인 제도와 결합될 경우, 국민들의 의사 결정에 기반한 정치 체제와 경제적인 공정성을 결합하여 안정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역사적으로 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은 단일 당체제를 통해 중앙집중적인 통치를 행사하였으며, 민주주의적인 제도나 프로세스가 부재하거나 민주적 가치가 훼손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개념적으로 공산주의가 민주주의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는 양립 불가능하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그럼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와 공존 가능할까요?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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