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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03. 2022

생후 딱 한 달

요만큼 자랐습니다~

 지사 사택에는 리트리버 강아지 두 마리를 키웁니다. 늘상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어느덧 훌쩍 커버려서 만 두 살배기 성견이 되었네요. 어느 날 암컷이 배가 불러온다 싶더니, 제가 잠깐 무자파라바드 출장을 가고 없던 지난날 초(6월 1일)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것도 아홉 마리나요.



 엄마개 배가 아직 불러있는데, 아직 네 마리가 덜 나왔습니다. 엄마개는 초산이고 자기도 아직 두 살배기 장난기 가득한 덩치 큰 강아지일 뿐인데 아홉 마리나 낳았어요. 세상에. 헉... 아홉 마리나 어떻게 키워... 조만간 사택이 101마리 리트리버 되는 거 아냐... 걱정했는데.....



 자연의 선택인지, 하루 만에 네 마리는 강아지별로 먼저 떠나버렸어요. 마음이 아프네요.... 별 이상 없이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아무래도 엄마개가 의심이 됩니다. 더 이상 불상사는 없어야겠기에 아기들을 격리시킵니다.


  아직 눈도 못 뜨는 꼬물이들. 1주일만 우선 견디자꾸나.


 튼실한 통마늘 하고 닮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출산 스트레스에서 회복한 엄마개는 지극정성 아기들을 돌봅니다. 요 사진은 생후 일주일. 여전히 아기들은 눈을 뜨지 못하고 앞발로 겨우 몇 발짝 기어서 엄마젖을 찾을 수 있을 뿐이에요.


 앞다리 뒷다리가 너무 짤막하지요? 젖 먹는 시간만 빼고 하루 종일 잡니다.


 엄마개는 암만 봐도 다섯 마리도 벅찹니다. 원래 한시도 가만 못 있는 왈가닥 성격이었는데, 출산한 이후부터는 엄청 순하게 다른 개가 되어버렸어요.


 생후 9일 차. 고 새 조금 자란 게 느껴집니다. 폭풍성장 중.


뽀송뽀송 솜털이 곱디곱지요. 귀도 코도 앞발도 예뻐 죽겠습니다.


아홉 마리였으면 도저히 못 키웠을 것 같습니다. 마음은 아픈지만 자연선택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기 땐 다 똑같아요.


젖 먹이느라 힘든 엄마개도 퍼졌습니다. 다 같이 꿀잠 시간.


 암컷 4마리 수컷 1마리 사이좋은 5남매입니다. 치이는 녀석 없고 사이좋게 잘 놀고 뭉쳐서 잘 잡니다. 한 녀석은 꼭 다른 애를 베개 삼아 자는 게 버릇이더라구요.



 지난 6월 30일에 찍은 맘마 시간. 한 달 새 폭풍 성장했어요. 3주 차부터 눈을 살짝 뜨고 기어 다니는 반경이 커지더니, 4주 차 초에는 앞발에 힘이 실리고 배밀이를 합니다. 딱 한 달이 되니까 뒷다리가 조금 어색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해요. 정말 하루하루가 달라지네요.


 이제 제법 깨어있는 시간도 많고요, 남매들끼리 장난도 잘 칩니다. 심심하진 않겠어요.


요 녀석이 우리 막내. 착하게 생겼지요?



아장아장 걸음마 막 시작했지만, 여전히 뒷발은 어색합니다. 앞다리에 힘주고 앉는 게 더 편해요.



 뒹굴고 놀다 엄마젖 먹고 자는 게 하루 일과인 우리 귀염둥이들. 어찌나 순한지 한 녀석도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잘 와서 안겨요.



 없던 생명이 지사를 찾아와서 조용한 절간 같던 지사 사택이 시끌벅적 해지고 활기가 넘치는군요. 이제 일~이주만 더 지나면 뛰어다니고 난리가 날 것 같은데 슬슬 앞마당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명은 그 자체가 기적입니다.


 아프지 말고 무탈하게 잘 자라자~ 귀염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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