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21. 2022

피렌체 밤거리 산책

낮이건 밤이건 예쁜 도시 피렌체

저녁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네~

어딜 안 가봤더라~

일단 두오모에서 가까운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Palazzo Medici Riccardi)부터 가보자.



 으음. 저녁 6시도 안 된 시간이구만 문을 빨리 닫네. 닫힌 문 틈으로 빼꼼 들여다보고만 왔다.

 다녀온 곳이니 공부는 해보자. 내가 어딜 갔다 온 건지는 알아야지.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궁전이다. 팔라초 메디치 리카르디는 코시모 메디치(Cosimo de' Medici, 1389~1464)가 지은 궁전으로 메디치 가문의 저택으로 쓰였다. 1659년 리카르디(Riccardi) 가문이 이 궁전을 사들였다. 이후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으로 불린다. 현재는 메디치 가문이 소장한 초상화를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쓰이며 궁전 내부에 그려진 베노초 고촐리(Benozzo Gozzoli, 1420~1497)와 루카 지오르다노(Luca Giordano, 1634~1705)의 벽화가 유명하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30074&cid=63855&categoryId=63855


 백과에 나와있지만 원래 이 건물의 용도는 메디치 가문의 대저택. 메디치 가문은 금융업(이라고 쓰고 고리대금업이라 읽는다)으로 큰돈을 번 가문으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랬다고 이 돈의 힘으로 그냥 피렌체 공국을 다스리며 수많은 예술가를 후원하여 르네상스를 이끈 중요한 역할을 한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의 문장은 6개의 구슬. 아, 아까 저 건물에 걸려있던 세로로 긴 배너의 방패모양 문장이 메디치 가문의 공식 문장인 거구나. 역시 공부를 해야 알지. 그냥 보기만 본다고 아는감.


 메디치도 알겠고, 팔라초가 궁전을 뜻하는 단어인 것도 알겠는데, "리카르디"는 또 뭔가? 영원할 것만 같았던 메디치 가문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코시모 3세의 딸인 "안나 마리아 루이사(1667~1743)"가 죽은 후 단절되어 버렸다. 안나 마리아 루이사는 죽기 전 유언을 남겼는데, 모든 메디치 가문의 소유 예술품을 토스카나 대공국과 피렌체에 기증하도록 했었고 덕분에 수많은 예술품이 공공의 소유로 오늘날까지 피렌체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대저택도 가문이 기울던 1659년, 피렌체의 또 다른 귀족인 리카르디 가문에 팔렸고 리카르디 가문은 1814년 이 궁전을 다시 토스카나주에 팔면서 공공의 소유가 되었다. 현재 이 건물의 일부는 메디치 가문이 소유했던 예술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궁전의 외벽에는 당시 주차장 역할을 수행했던 말을 묶는 쇠고리와 긴 돌의자가 아직 남아 당시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야시장엘 가 보자. 가죽공예가 유명한 피렌체 답게 가죽으로 만든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쇼핑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라 세세하게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그냥 한눈에 봐도 시장 싸구려 제품처럼 보이지 않고 다 질이 좋아 보였다.



 중앙시장 먹자골목은 이미 문을 닫았다. 일반 식당은 늦게까지 영업하는데 시장 먹자골목은 문 닫는 시간이 매우 이른 편이다.



 중앙시장 먹자골목 바로 앞에 있는 레스토랑 Trattoria ZAZA. 여기도 티본 스테이크와 트러플 파스타로 유명한 나름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들어가 보진 않았다.



 지나가다 나를 쳐다보던 눈빛이 매우 강렬하신 이 여인과 셀카도 찍어보고...



 밤거리의 흥을 돋워 주시는 거리의 행진 악사님들도 계시고


 마약 근절 지지서명 해달라고 좋은 의도로 꼬드겨놓고 서명하고 나니 기부를 무작정 강요하는 NGO 단체도 있어 도망쳐 나왔다.... (도망치느라 사진은 못 찍....)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 지근거리에 있는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 성당 정면(파사드)가 다른 성당과는 너무 대비될 만큼 수수하고 심심한데 다 이유가 있다. 의도를 가지고 수수하게 만든 게 아니라 짓다 만 미완성품. 산 로렌초 성당은 두오모 쿠폴라를 설계한 부르넬레스키가 설계한 것으로, 그가 갑작스레 사망하는 바람에 파사드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성당 광장 앞에 앉아있는 석상은 지오반니 델레 반데 네레 기념비다. 지오반니 델레 반데 네레(1498~1526)는 메디치가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의 장군. 그의 아들인 코시모 1세가 1560년 완공하였다.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과 함께 잘 나가던 메디치 시절의 반증으로 남아있는 셈.

 

메디치 가문의 계보(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성당 정문에서 오른쪽을 보면 커다란 거인이 성당을 밀고 있는? 떠받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서 있다. 이건 대체 뭔가? 정말 어떤 한글 인터넷 매체에도 이걸 설명한 게 없어 찾느라 시간이 무지 걸렸다. 역시 구글신. 답을 알려주시는데, 이건 Giannelli’s sculpture Mr. Arbitrium 이란 작품. Arnoldo Giannelli는 190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현대 조각가. Mr. Arbitrium은 건물을 미는 건지 떠받치는 건지 해석이 모호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어떤 포즈인지에 대한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라고. 



(거인상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얘기는 아래 링크. 물론 영어다...)

https://www.theflorentine.net/2022/10/06/emanuele-giannelli-mr-arbitrium-contemporary-art/


 이 거대한 5.6m 조각은 2년 전부터 이탈리아 각 지를 돌아다니며 전시되고 있고, 산 로렌초 성당에는 2022.11.30.까지 전시되는 일정이었다고 하니, 이 글을 정리하고 있는 12월에는 이미 다른 데로 옮겨지고 없겠다. 어쩐지 아무도 모르고 한국어 정보는 하나도 없더라니. 구글신 아니었다면 평생 저게 뭐였나 르네상스 조각상 치고는 너무 생뚱맞은데?-하며 궁금해할 뻔했다.



 밤에 다시 가 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반짝반짝 빛나는 성당 파사드는 낮이건 밤이건 화려하고 광장의 오벨리스크 역시 뭔지 모를 경외감을 가지게 만든다. 분명 낮에 왔던 장소인데 밤에 다시 오니 느낌이 다르다.


 자자, 이제 대충 저녁 약속시간 되었으니 약속한 식당으로 가 보자.

 피렌체 유명 레스토랑은 낮에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고, 딱 저녁 7시에 맞추어 문을 연다. 문을 열기도 전에 줄이 늘어서는 걸 보니, 이 집, 맛집 맞나 보네~


 오늘 가 볼 맛집은 Osteria Pastella라는 식당. 문을 열기 10분 전에 밥친구들이 모두 잘 모였다.

 반갑습니다~~~





(다음 이야기 : Osteria Pastella 식당에서의 만찬, 그리고...)

매거진의 이전글 조토의 종탑에 오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