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문이 나왔나요? 하고 묻자 이미 언론에 보도된 속보이며 곧 공문이 하달될 거라고 얘기한다. 정보는 삽시간에 모든 직원들에게 퍼졌고, 목요일이 휴일이면 금요일만 개인 휴가를 쓰면 4일 연휴가 되니까 벌써 휴가를 쓰겠다며 몇몇 직원이 미리 신고를 한다.
오후 늦은 시각에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는 정부 공문이 입수되어 전달된다. 누구는 4일 연휴를 어떻게 쓰나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고 누구는 어차피 24시간 가동되는 설비인데 누구를 휴일필수근로자로 지정하고 양해를 구하나 고민하고 있다. 사실 나도 내심 좋다.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본 적이 없다. (유니콘 같은 가상의 생물일 거다, 아마.)
총리가 25일을 휴일로 선포했음을 알림
이번 휴일에는 모처럼 영화를 한 편 볼까 어쩔까 나도 휴일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하며 다음날 출근을 하는데, 매니저 한 분이 실망한 표정으로 인터넷 뉴스를 보여준다.
어제 감쪽같이 속았던 위조공문은 몽땅 회수가 되었고 저렇게 Fake News 도장 찍힌 이미지만 살아남았다. (어제 봤던 감쪽같았던 이미지를 인터넷상에서는 도저히 다시 구할 수 없어서, 그 문서를 스마트폰에 어제 다운받아 둔 직원 도움을 얻어 다시 입수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공유한다. 의외로 가짜정보 삭제속도가 엄청 빨라서 놀랐다.)
점심시간에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지인과 잠시 통화를 하는데, 목요일 휴일에 나는 뭘 할 건지 묻는다. ㅋㅋㅋ 너도 당했구나. 내가 구글에서 Fake New in Pakistan 쳐보라고 했더니 검색창을 확인하곤 고통의 침묵이 흐른다. 시골, 수도 구분할 것 없이 전 국민이 다 당했다.
햐.... 앞으로 이러면 정부 공문도 못 믿겠네...
정부에서 그럴싸한 공문이 오더라도 딱 정해진 경로에서 접수된 거 말고는 무시하고, 공문이 와도 책임자급하고 통화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한 후에 일을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는다.
기자들도 문제다. 아니, 이런 중요한 정보는 최소 진위여부는 확인하고 퍼 나르기를 해야지. 서로 경쟁하듯 미확인 정보를 여기저기 진짜 속보인양 퍼 나르니 전 국민이 다 속지. 가뜩이나 국가 신뢰도가 낮고 언론 신뢰지수가 낮은 파키스탄인데, 오늘 신뢰도 하락 별점을 추가로 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