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 잼버리 대회를 바라보며
2023 잼버리에서 온열환자가 폭증해 2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고통을 호소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모든 언론이 잼버리가 국위선양, 지역홍보가 아니라 국제망신, 혐한만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해 보인다.
핵심은 '돈'이다.
2016년 전라북도는 2023 잼버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전라북도는 사전조사에서 과거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이유가 고지대가 무더운 여름 날씨를 완화시켰고, 주변의 산세가 도전정신 함양이란 잼버리의 목표를 실천하기에 적절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을 통해 후보지로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 태권도원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전북의 정치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뜬금없는 새만금 간척지가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잼버리라는 국제행사를 유치해 새만금의 존재를 알려, 전북이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개발계획의 동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전라북도의 계획은 새만금을 개발해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었다.
실제로 2023 잼버리 개최 직전에 개통된 새만금 고속도로는 잼버리 유치 이후인 2018년 12월에 착공 됐으며, 여기에는 4239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 1조 1293억원이 추가 투입돼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지역도로 건설사업이 대기 중이다.
전라북도는 더 나아가 현재 운용되고 있는 군산공항을 대체할 새만금 국제공항을 2028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로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예타를 면제해 줬고, 이를 넘겨받은 윤석열 정부에선 2023년 2월 새만금 국제공항 건축계획을 발주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8077억원이다.
전북은 재정자립도가 23.1%로 전라남도와 함께 전국 최하위권이다. 한마디로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따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형편이란 뜻이다. 그래서 기를 쓰고 무슨 일이든 벌려야 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표를 주는 지역 유권자들의 생존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사업을 벌리고,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벌린 사업이 지속적인 수익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이 예타에서 10번이나 떨어져야 했던 것이 그 이유다.
한마디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세금이 낭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라북도의 정치인들은 그럼에도 일을 벌린 것이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2023 잼버리를 추가개발을 통한 예산획득이 어려운 무주 태권도원 대신, 새만금 지역으로 밀어붙여버린 것이다.
2023 잼버리를 위해 6년 동안 들어간 예산만 1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운영비가 50%가 넘게 차지하고 있다. 잼버리 준비기간 해외출장 내역만 봐도 전북도 관계자들이 대부분이고, 보이스카웃 등 민간부문 관계자는 극소수다.
한마디로 자기들이 먹고 마시는데 세금을 소비한 것이다.
잼버리 운영을 위해 새로 지으려한 수백억원짜리 건물은 잼버리 기간까지 완공도 못했다.
거기에다 새만금 간척지 뻘밭을 그래도 사람이 다닐만한 곳으로 조성하기 위한 토목공사에 2000억원이 투입됐는데, 이미 많은 언론보도에 나오는 것처럼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진흙탕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들이 개최직전까지 플랜B를 검토하라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전북의 정치권은 새만금에 걸린 이권 때문에 이런 경고를 모두 무시한체 행사강행을 밀어붙였다.
위에 나열한 세금액수만 더해도 도로건설(1.5조원), 공항건설(8000억원), 잼버리 부지조성(2000억원), 잼버리 추진 예산(1000억원) 까지 모두 2조 6000억원이다.
세금이 줄줄세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파이프가 절단나 버린 것이다.
2023잼버리가 끝나면, 감사원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전라북도가 잼버리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세금을 탕진했는지 특별감사를 벌려야 한다.
근대화의 핵심은 부정부패 척결이다.
최악의 혐한조성과 국제망신이 돼버린 2023 잼버리가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박힌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잼버리 IMF 금반지 정신으로 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