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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ug 29. 2023

1+1=100이라고 한 적은 없지만......

 모 글친작가님의 글에 자극받아 오늘은 급발진하지 않고 몽글몽글 마음이 평온해지는 글을 쓰고자 염원해 보았으나 하루도 평온한 날 없이 왜 자꾸 불편하게 콕콕콕 찌르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모르겠다. ㅠㅠ


https://www.news1.kr/articles/5153683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님이 아무래도 내가 쓴 "과학적으로란 말의 함정"이란 글을 읽으셨나 보다. 그런데 아무래도 좀 잘 못 이해하신 것 같다. 나는 어디에도 1+1=100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https://brunch.co.kr/@ragony/313


 어쨌든 큰일이네... 아, 어떡해요. 저, 졸지에 "세력"이 되어버렸어요. ㅠㅠ


https://www.straigh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701


 이왕 세력이 된 거, 우리나라에 세력이 얼마나 많은지 대충 조사해 보자.


 오늘자 언론을 참고해 보면 비록 표본조사이긴 하지만, 국민의 80%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구나. 아니 그럼, 우리 대통령님은 국민 80%를 상대로 오늘 선전포고를 하신 건가? 이상하다... 국민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님 아니었나? 어쩌다 대부분의 국민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척결해야 하는 세력이 되어버린 거지?


 오늘부로 세력이 되어버렸으니 언제 정부에 잡혀갈지 모르겠다. 잡혀갈 때 잡혀가더라도 할 말은 하고 가야지.


 "저는 오염수 방류가 불안할 뿐입니다. 과학적으로 기술적으로 문제없다고 저 위에서 녹음기처럼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있지만 믿을 수가 없어요. 과학적이란 건 진리란 말이 아니거든요. 지금은 맞는 것처럼 보여도 미래에는 틀릴 수 있는 것이 과학이며 과학은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잖아요. 그럼, 모르는 걸 모른다고 순순히 인정하고 좀 더 안전한 방법을 찾아보면 될 텐데 지금 당장 저장탱크가 가득 차버린 것도 아니고 저장탱크를 더 만들 땅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지 않고 처리할 더 안전한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안전하고 과학적인 태도일 텐데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만이 과학적인 것인지는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1+1=0이라고 우기는 건 정부 쪽이에요. 배출총량은 어차피 정해져 있는데(1), 이걸 물 타서 아무리 희석한다고(+1) 그게 0이 되나요?"


 정부 말처럼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치자. 그냥 우기니까 그렇다고 한 번 믿어준다고 치자.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이 불안해하면 "과학적이니까 안전하니까 그냥 믿어. 반대하면 세력이야" 할 게 아니고, 과학계의 찬성입장 반대입장 모두 충분히 듣고 토론하며 국민 대부분이 안전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실험과 실증자료를 일본 측에 요구하고 만의 하나라도 미심쩍은 것이 있다면 국민 전체의 대변인 자격으로 정보공개 및 해명, 공동입회 등을 요구하는 하는 것이 나랏님의 자세 아닐까.




 이왕 수학 이야길 하셨으니 다시 1+1로 돌아와서.

 1+1=2 맞나? 정말 이거 항상 맞나?

 19세기까진 이 공리가 대충 맞는 것 같은데, 20세기 들어오면서 이 공리가 좀 흔들린다.

 수소 원자 네 개를 합치면 핵융합으로 헬륨이 되면서 질량결손이 생겨버리는데, 19세기까지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질량보존의 법칙이 깨져버린다. 1+1=1.986 정도가 되어버리는 거다.(약 0.7% 질량결손. 물론, 이는 질량+에너지 보존법칙으로 수정되긴 했다.)

조니 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양자역학을 들먹이면 더 머리 아파진다. 양자역학의 유명한 사고실험인 죽어있으면서 살아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다. 양자의 세계에선 동전을 던져서 앞면인지 뒷면인지 관찰 전까지는 그 상태를 모르고 중첩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양자중첩의 세상이 펼쳐진다. 앞면(1)과 뒷면(1)을 합해 앞면일 수도 뒷면일 수도 있는 상태(1)가 또 만들어지는 것이 양자의 세계다(1+1=1). 이중슬릿 실험에서도 하나의 양자는 두 슬릿을 "동시에" 지나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진짜 과학 맞지만 상식적으로는 비과학적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즉, 1=2). 이 모든 과학이론은 20세기 이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눈치채셨겠지만 수학적 공리인 1+1=2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대통령님 말씀처럼 1+1=100이 된다고 우길 마음은 더더욱 없다. 다만, 과학이란 건, 우리가 당연히 상식으로 알고 있던 사실도 새로운 지식이 등장하고 검증되면 얼마든지 낡은 이론이 되어버리고 폐기해야 하는 일들이 생각보다 흔하게 벌어진다는 말을 또 또 하고 싶은 것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방법 말고는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하면 또 이해한다. 그래도 피해는 최소화해 보려고 저 머나먼 바다 저면까지 파이프를 연장하고 그것도 그냥 흘려보지 않고 희석에 희석을 또또 하는 노력을 한대는데 잘할 거라고 믿고 싶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는 방안도 여러 가지가 제안된 것도 사실 아닌가. 아직 시간도 더 벌 수 있고 돈은 좀 더 들 지언정 다른 대안도 더 있는데 왜 무조건 오염수 바다 방류만 고집하며 그것이 과학적이라고만 하는 건가. 그 "과학"이란게 절대 진리도 아닌데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왜 자꾸 우리 대통령님은 다수의 국민을 "세력"이라며 적으로 돌리고 "싸우겠다"라고 외치시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정말 계엄령 선포하고 국민과 진짜 싸우시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 화합과 포용의 정신으로 국민 통합을 꾀하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말과 방법으로 "과학적"으로만 말고 "합리적이고 투명하게"도 접근하면 좋을 텐데 말씀만 했다 하면 내편 니편 양분해서 편가르기만 하시는 것 같으니 안타까운 마음만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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