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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21. 2023

구엘 공원 답사기

분양 실패한 주거단지. 하지만 성공한 관광지.

(지난 이야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346




 카사 밀라 겉핥기 관광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

 가우스 투어 진행회사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구엘공원으로 이동하는 길에 또 동화 속 성 같은 건물이 보인다. 저건 또 뭔가요? 이 건물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도시 안에는 신비롭게 생긴 건물들이 즐비하다.



 구글신께 물어보니 백설공주 성처럼 생긴 저 건물은 "건축학적으로 명성 높은 모더니즘 양식의 저택으로 현지 건축가 호셉 푸이그 이 카다팔크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한다. 카사 밀라와 비슷하게 1905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이 역시 지나가다 보기만 했을 뿐 들어가 보진 않았다.


https://maps.app.goo.gl/8Fu8Y7e9F8LTso3G6


 우리나라도 100년 이후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건축물 신축 신고를 할 때 디자인적으로 예술성을 갖추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내어 주지 않으면 어떨까 가만 생각해 봤는데 건축비 줄이려고 멀쩡한 철근도 빼먹고 짓는 마당에, 건축비 올라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저런 화려한 건물을 짓도록 강제한다면 건축업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버스를 타고 20여 분 이동하면 그리 멀지 않은 언덕에 구엘 공원이 있다.

 구엘 공원은 원래 공원으로 기획된 공간이 아니다. 구엘의 지원하에 가우디가 원래 타운 하우스를 만들려고 했던 부지인데, 도심지와 멀리 떨어진 곳이라 살기 편리한 입지가 아니었고 언덕까지 물을 끌어오기 힘든 환경이라 분양에 실패한 사업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짓다 만 집터를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나중에 사들여서 공원화시킨 것. 시대를 너무 앞서간 가우디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분양사업에선 재미를 보진 못했다. 어쨌든 가우디 시의회는 여길 공원화시킨 다음 수많은 관광객을 상대로 대대손손 입장료 장사를 하고 있으니 남는 장사를 했다 하겠다.(구엘 공원은 10유로의 입장료가 있다. 단, 바셀 시민들에게는 무료라고.)



 공원 측면 입구 쪽에서 중앙 쪽으로 이동하다가 바라본 시내 전경. 공원 자체가 그리 높진 않지만 언덕에 위치한다. 날이 좋아 저 멀리까지 잘 보였다.



 정문 쪽으로 이동하면 보이는 넓은 공터. 이 역시 가우디의 작품이다.



 공터 아래 기둥공간.

 무언가 신비로움이 느껴지는가?

 눈높이에서 평온한 수평선이 연결되도록 타일 높이를 원근 고려하여 조금씩 달리 배치해서 설계한 결과라고 한다.



 여전히 과자의 집처럼 생긴, 가우디가 설계했다는 정문 게이트 하우스 배경으로 인증샷 하나 남겨주시고...



 인증샷 맞긴 하지만 역시 얼굴이 안 보여야...



 여긴 지진도 안 일어나나?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돌덩이를 어떻게 이어 붙인 건지 신비하고 오묘한 돌길을 이렇게 만들어 두었다.



 기념샷 남기느라 한가할 겨를이 없는 돌 터널. 수직이 아닌 사선 기둥까지 신비한 느낌을 준다.



 돌로 표현한 광주리를 이고 있는 여인상. 이것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긴 한데... (모르겠다.)



 돌 터널은 밖에서 봐도 신비롭다.



 가우디가 인체의 곡선을 따라 설계했다는 인체공학적 공원 벤치에도 앉아보고...



 과자의 집처럼 생긴 게이트 하우스 너머 저 멀리 도시 조망도 해보고



 여긴 아까 그 수평선 잘 맞춰 세워져 있던 돌기둥 상부의 공터 공간.



 공터를 빼앵 둘러 이렇게 쉴 수 있는 벤치가 둘러져있다. 돌벤치의 장식은 하나같이 돌조각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음.



 공터에서 입구로 내려오는 길. 역시 가우디의 섬세한 장식이 눈길을 끈다.



 요게 가우디 공원의 시그니처, 물 흘리는 도마뱀 동상.

 누가 봐도 도마뱀처럼 생겼지만 사실 용을 표현한 거라고 한다.

 시그니처인 만큼, 사진 맛집. 비집고 들어가 찍으려면 용기가 좀 필요하다.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서 한 장 건져오긴 함.



 한 칸 더 아래에도 용머리? 뱀머리? 같은 게 있고요.



 아래쪽 공간은 그래도 사진촬영 경쟁이 덜 하다. 왜냐면 보다시피 용이 안 보이거든요.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았고 공기는 깨끗했다.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

 돌아본 곳은 아래 지도에서 5번 9번 4번 3번이 전부.

 단체 투어의 단점일 수밖에 없는 게 여기저기 깊숙이 둘러볼 시간이 충분히 없다. 딱 핵심만 후루룩 훑고 올 수밖에 없는 일정. 뭐 어쨌든, 와 봤으니... 만족해야지.



 공원에는 녹색 앵무새가 산다. 무진장 요란하고 시끄럽다. 나처럼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안 보여주네...



 곳곳에 거리의 화가 분들도 계시고...



 공원 상부로 올라가면 아까 돌 길하곤 느낌이 초콤 다른 돌길이 또 나온다.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저 위쪽까지 올라갔다 와 보지 못한 것이 초콤은 아쉽다. 저 돌로 만든 난간 울타리를 가까이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구엘 공원은 넓다.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충분한 체력과 함께 최소 두세 시간은 할애해서 와야 할 듯하다.


 어쨌든 좀 아쉬운 기분을 뒤로하고 단체버스 다시 탑승.

 오늘의 마무리 일정,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출발.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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