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20. 2023

카사 밀라 이야기

도심 복판의 거대한 채석장

(전편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ragony/345




카사 밀라는 카사 바트요에서 단 세 블록만 걸어가면 나온다. 멀지 않다. (약 500여 미터. 5분 거리)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가 위치한 대로를 그라시아 거리라고 부르는데, 이 도로의 보도블록도 가우디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바다를 테마로 집을 지은 가우디 답게 보도블록의 테마도 바다이다. 벌집을 연상시키듯 정육각형 블록에는 암모나이트, 조개, 문어 등을 연상시키는 바다 생물의 도안들이 잔뜩 들어있다.



 저 앞의 가로수는 오렌지나무. 자세히 보면 잘 익어가는 오렌지 하나가 달려있는 걸 볼 수 있다.



 딱 멀리서 봐도 범상치 않은 건물이 보인다. 카사 밀라. 밀라씨의 집.

 집에 얽힌 스토리는 내가 굳이 확대 재생산을 안 해도 널리고 널렸으니 복붙으로 끝냄.(남들 다 다녀오는 곳의 여행은 이런 게 편하다.)


 https://blog.naver.com/redpants_eu/222232091354



 카사 밀라의 현지 공식 명칭은 라 페드레라(La Pedrera). 우리말로 채석장이란 뜻이다.

 전체 건물이 수천 개의 돌로 조각되어 이어 붙인 건물이며, 건축물 역시 바르셀로나 인근의 몬세라트 돌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채석장이란 이름도 잘 어울린다.



 실제 가까이서 보면 수천 개의 돌뭉치들이 유려하게 곡선으로 맞닿으며 건축물을 구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각 발코니는 미역 같은 것들로 휘감겨 있는데 이 역시 가우디가 손으로 한 땀 한 땀 망치질 해가며 만든 조형물이라고. 해초를 형상화한 것이며 발코니마다 모양이 모두 다르다.



 1층에는 카사 밀라 기념품점이 위치해 있다. 카사 밀라는 옥상 정원이 뷰 포인트 중 하나로 스타워즈의 각종 캐릭터 및 조형들이 이곳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고 보니 스톰트루퍼 헬멧하고 카사밀라 지붕 기둥하고 느낌이 똑같다.



 카사 밀라 1층에는 요렇게 신비한 분위기의 카페가 있다. 비싼 카사 밀라 입장권을 못 사는 사람들의 대안으로 집 안 분위기를 비슷하게 즐기기 위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막 개장해서 사람이 아직 없는 시간에 후다닥 몇 장 사진을 찍었다. 물결치는듯한 천장 장식이 역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정문은 닫혀 있는데 옛날에 마차가 들어가는 입구라고 한다. 1905년에 짓기 시작해서 1910년에 완공한 집에 지하주차장이라니. 물론 자동차는 아니고 마차를 위한 주차장이긴 했지만 대단한 혁신이다.



 햐~ 저 돌덩이 하나하나를 깎아다가 전체가 조화되는 곡선을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건축비가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역시 정성에 정성을 들여야 전 세계 사람들이 보러 오는 혼이 담긴 건축물이 되나 보다. 2020년대 철근은 빼먹고 순살아파트 짓는 한국인들... 제발 반성 좀 하자...

 



 카사 밀라 내부를 관람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만하면 되었지 싶어 결국 가지 않았다. 카페 들어가서 천장도 보고 왔으니 반쯤 들어갔다 온 것도 맞고 해서.

 글쎄. 언젠가 바르셀로나를 다시 가게 될 날이 오면 그때 한번 가 보게 되려나? 그런 일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카사 밀라 겉보기 관광은 여기서 끝.



(다음 이야기 : 구엘 공원 답사기)

이전 05화 카사 바트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