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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8. 2024

19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폭격했더라면?

 미국이 19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상세한 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착착 진행되던 그 시절, 핵확산 방지를 위해 애초 핵물질 농축 시설과 연구시설을 깡그리 파괴시켜 싹을 자르려고 했다가 확전에 따른 막대한 인명피해, 한국 김영삼 정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중단되었다. 그리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북한은 핵무기를 갖추고야 만다.


 에이, 설마 그래도 자유 민주주의 중심에 있는 미국이 남의 나라에 그렇게 선제적으로 폭격을 하려고?


 글쎄, 미국은 아니지만,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무단통과하여 이라크에 건설 중이었던 오시라크 원전을 F-16 편대로 폭격하는 작전을 실행한 전례가 있었고, 1991년 그 유명한 "사막의 폭풍"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여 재건한 오시라크 원전 폭격을 포함하여 이라크를 무장해제 시켜버린 일이 있었다. 이로써, 이라크의 핵무기 보유의 꿈은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된다.


출처 : 위키백과


  "바빌론 작전"이라고 불렸는 이 이스라엘의 이라크 오시라크 원전 폭격 작전은 훗날 영화 "탑건 : 매버릭"의 주 스토리의 모티브가 되어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상영되었다.

 



 그러니까, 미국이 마음만 먹었다면 1994년 당시 진짜 폭격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는 말. 바빌론 작전처럼 영변 핵시설만 파괴되고 끝나버렸을지, 남북 전면전으로 확전 되었을지,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을지는 아무도 모를 역사의 가정일 뿐이다. 다만, 어쨌든 폭격 작전은 결국 실행되지 않았고 북한은 결국 핵무기를 손에 넣고야 말았다. 북한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를 무력으로 제재한다는 것은 이제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북한 전투기 편대가 한국 국경 가까이서 훈련한대거나 북한에서 미사일을 쏜 대거나 하면 어김없이 주가가 폭락하고 마트에서 쌀이며 라면이 동났다. 주한 외국인들도 사색이 되어 출국하기 바빴다. 그런데 요샌 하도 자주 미사일을 쏴대니 전 국민들이 오늘도 그러려니 하고 있고 뉴스에서 그 소식이 1면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그냥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경 근처에서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나라가 세계에서 몇이나 되는가. 1950년 발발된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 중 아닌가. 남쪽 사람이든 북쪽 사람이든 한국어 쓰고 쌀밥에 김치 먹는 한민족인데 너무 오랜 기간 분단상태라 이제 다시 같은 민족으로 불리는 것이 어색할 정도이다. 아마도 좀 더 시간이 흐른다면 "한국어"와 "북조선어"로 분화되어 일상적인 언어 소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역사를 가정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긴 하지만, 1994년 그 당시 실제 폭격을 했었다면 지금쯤 남북관계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1. 영변 폭격 직후 북한의 반격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전면전으로 확전 되었을 수 있다.

 - 모두 알다시피 한미동맹이 유효하며 전작권은 미국에 있으니 미국이 전쟁에 개입했을 것이고, 북한은 북한대로 중국과 군사동맹이 있으니 중국이 자동개입했을 것이다. 그러면 남북한 전쟁이 중미 간 전쟁으로 번졌을 테고 세계대전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 한반도는 다시 전쟁터가 되어서 제로 그라운드로 리셋되었을 테다.


2. 이라크 사례처럼 영변만 날아가고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 핵무기를 제외하면 이미 재래식 무기로는 남한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까지 추락한 군사력의 북한. 스스로 내부통제가 안 되어 내부에서 무너져 내리고 남한으로 흡수통일 되었을 수도 있다.


3. 영변 폭격 이후에도 다시 이라크처럼 핵시설을 재건하여 결국 핵무기를 갖추었을 수도 있다.

 - 핵무기를 갖추는 시점만 좀 늦어졌을 뿐, 현재랑 별반 다를 게 없는 시나리오.


4. 폭격 안 하고 결국 핵무기를 갖추었지만, 북한 내부에서 붕괴해서 통일되는 시나리오

 - 사실, 한국 입장에선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다.

 - 이렇게 된다면 한국 정부는 굴러들어온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을까? 없는 거 만드는 건 안 되겠지만 이왕 손에 넣은 걸 스스로 왜 없애나? 포기 안 할 것 같은데? 그런데 포기하지 않으려면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도 해야 하고 강대국 압박도 견뎌야 할 텐데 정부는 어떻게 하려나....?




 주말에 느긋하게 밀리터리 유튜브를 몇 편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살살 끄집어 내어 본 생각들.

 다들 제발 고만 좀 싸우고, 좋은 머리 좋은 자원 싸우는 궁리보단 인류 공통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투자하면 참 좋을텐데하고 오늘도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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