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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y 13. 2024

요즘 파키스탄 또 다른 이야기

여학교 폭탄테러 소식

 어제(2024.05.11. 토.) 발 파키스탄 소요사태가 한국 국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지 종일 모니터링을 해봤는데...


 잠잠하다.

 관심없다.


 파키스탄 국내 언론 역시 이 사태에 별 관심이 없다. 수만 명이 참석한 시위의 결과로 사람이 최소 1명 이상 죽고, 수십 명이 다친 일인데 이렇게나 조용하다고? 한국적 마인드를 가진 내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여기는 파키스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날마다 벌어지는 곳이 이 나라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추측컨대, 해당 시위소식이 전국에 낱낱이 보도되면 유사시위가 더 많아질 것이고, 유혈사태를 만든 최초의 사유에 대해서도 정부 쪽에서 불리한 정황들이 있으니 고의적으로 뉴스를 파묻는 게 아닐까 의심할 뿐이다. 중앙정부는 카슈미르 자치정부에서 발생한 일을 연방 단위로 확대할 마음이 전혀 없을 것이다.


 어쨌건, 파키스탄에서 주요 사업장을 운영 중이고 후속사업을 개발하고 있는 우리회사는 당연히 파키스탄 국내 정세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한국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이슈에 대해 실무자가 경영진에게 보고해야 하는 체계가 있다. 내가 보기엔 어제의 소요 사태는 매우 심각한 일이지만, 한국 뉴스에선 단 한 줄 언급도 없으니 아마도 경영진까진 보고가 안 되지 않을까 싶다.




 국내에 보도된 파키스탄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최근의 다른 뉴스가 눈에 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10063000104?input=1195m


 파키스탄 북서부인 카이버 파크툰크와(이하 KPK. 현지인들도 카이버 파크툰크와라고 말하기 힘겨워서 KPK라고 줄여 말한다) 주에서 발생한 여학교 폭탄테러. 지난 2024년 5월 9일 발생한 테러다. 테러의 배후는 밝혀진 바 없지만 아마도 파키스탄 탈레반의 소행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샤리아 율법을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해서 여성의 사회활동 및 교육 자체를 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내 보도 뉴스를 보다 보니 좀 느끼는 게 있는데...


1. 아무리 국내 소식이 아니라지만, 성의가 없다. 

 사실, 한국인들에게 파키스탄 테러 소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국제 단신을 전하더라도 좀 성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학교 건물 파손 테러 소식을 전하면, 테러로 학교가 얼마나 파괴되었을지 사진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제일 우선 아닐까? 국내에 보도된 뉴스는 연합, SBS, KBS 세 곳의 언론사인데, 학교 건물이 얼마나 파괴되었는지 보여주는 언론은 단 하나도 없다. 단신 담당 기자는 뉴스를 전달하며 궁금하진 않았을까? 물론, 해외 언론을 통한 사진의 판권을 다시 사들여 재배부하는 일은 저작권을 지켜가며 일하기 쉽지 않은 일이며, 그래서 미리 계약된 연합뉴스 자료 또는 특파원 자료를 쓸 수밖에 없는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너무 성의가 없다는 생각은 과한 게 아닌 것 같다. 별 쓰잘데기 없는 중국뉴스는 잘도 퍼 나르지 않는가 말이다.


내가 찾아본 같은 테러의 학교 파손 사진. [출처 : AAJ 뉴스]


https://english.aaj.tv/news/330361345/we-want-education-north-wazirsitan-girls-visit-school-after-terrorist-attack


2.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자유에 관하여

 나도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대한민국은 이 얼마나 다행인가.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도 불안하지 않단 말이다.

 파키스탄 북서부 사람들은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 가까울수록 연방정부의 통치력보다는 파키스탄 탈레반의 영향이 더 커지는데, 파키스탄 탈레반은 기본적으로 여성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집단이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우리 딸내미한테 이런 뉴스를 보여주며 설명하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걸 감사해하려나 아님 파키스탄 북서부처럼 테러 핑계 대고 학교 안 가서 좋겠다고 하려나.




 모름지기, 사회가 발전하려면, 기본적으로 치안이 확보돼야 하고 정치와 경제가 안정되어야 한다.

 여기저기 세계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여파로 세계 어느 곳도 모든 게 안정적인 나라는 요즘 없어 보이긴 하지만, 전쟁의 파급은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욱 심한 것 같다. 나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요즘 자기 발등의 불이 급하니, 개도국의 내부 상황까지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겠다. 에휴, 그나저나 치안도 경제도 이렇게 엉망인데, 정말 이 나라는 미래가 있을까? 강력한 통치자가 나타나서 국민 통합부터 먼저 해야 뭐가 좀 되지 싶은데, 민족도 언어도 너무 다양한 파키스탄이라 이슬람이란 종교 말고는 딱히 뭘로 국민 통합을 해야할지 나도 딱히 번득이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다들 조금씩만 좀 양보하고, 서로 이해하려고 마음먹고 다가가면 그렇다고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왜 정말 총칼과 폭탄만이 해결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늘도 세계평화와 안정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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