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y 17. 2022

브런치 대문에 내 글이 걸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어느 날 아침(정확히 2022년 5월 16일이다.) 출근을 하려는데 브런치 알람이 뜬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https://brunch.co.kr/@ragony/37


응??? 뭐지? 그럴 리가 없는데?

나는 아직 구독자 수도 적을뿐더러 새 글을 발행해본들 조회수 50회를 찍는 것조차 버겁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해서 브런치를 들어가서 "통계" 기능을 살펴봤다.



 대부분의 유입 경로가 "m.daum.net"과 "www.daum.net"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 작가 생활 한 달 만에 드디어 내 글이 대문에 걸렸구나.


 다음 포털에 들어가 보니 대문에 내 글은 안 보인다. 브런치에 들어가 보니 내 글이 제일 앞에서 방실방실 웃고 있다. 아마 다음에서 브런치를 클릭하면 보이는 글이 내 글이라, 경로 분석이 저렇게 되나 싶었다.

작가 생활 한 달 만에 브런치 대문에 실린 내 글. 빵실빵실 웃고 있다.


 내 작가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건가? 나도 이제 인기 작가가 되나? 괜한 기대에 부풀어서 그날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혔다. 기대에 부응하듯, 자꾸 알람이 뜬다. 오~ 이러다 1만 뷰 찍는 거 아냐?

 그런데 딱 요기까지. ㅡ_ㅡ;


 조회수가 인생 최고치를 찍든 말든 구독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는 것도 아니고(그래도 전날보다 두 분 늘었다. 감사드립니다. ^_^), 라이킷 숫자가 확연히 늘지도 않았으며 댓글도 달리지 않는다.


 이제 정신 차리고 현실적인 분석을 해보자.


1. 내 글이 왜 대문에 걸렸을까?

 내가 건 게 아니라서 솔직히 모르겠다. 다른 내 글 대비 저 글이 썩 매끄럽게 잘 쓴 글도 아니고, 크게 애착이 가는 작품도 아닌데 왜 걸렸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랜덤"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완전히 수준 이하 작품이 걸리면 안 될 테니, 적당히 아무거나 선택해서 브런치 편집장의 선별 기준(커트라인)만 통과하면 선택되는 게 아닐까? 나도 걸렸으니, 다른 초보작가님들도 꾸준히 작품을 올리다 보면 조만간 간택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저를 봐서 희망을 가져보셔요.


2. 대문에 걸리면 무슨 일이 생기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는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라이킷이 늘거나, 댓글이 늘거나, 구독자가 갑자기 확~ 늘지는 않는다.(어디까지나 내가 그랬다는 거니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내가 브런치 작가 활동을 하기 전에는 굳이 내가 소비하는 웹페이지의 흔적을 남기기 싫어서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좋은 글을 응원하고 댓글을 남기는 편이다. 나도 이제 작가라, 작가 마음을 아니까. ^_^ 아, 써놓고 보니 또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노무 브런치 상술 같으니.


3. 커버 이미지가 바뀌었다.

 내가 쓴 글의 원본의 커버 이미지는 럭셔리한 라운지 전경사진이었다. 라운지 제공 음식 사진을 찍어 곁들이긴 했지만, 그 음식은 먹어보지도 않아서 음식 리뷰 자체가 없었는데, 브런치 대문에 저렇게 박아두니까 꼭 라운지 가서 밥 먹은 이야기 하는 것 같아 내 의도와는 좀 안 맞다. 브런치 커버 구성도 그냥 브런치 운영자 마음대로 하나보다.


4. 대문에 걸린 글 말고, 나머지 글의 조회수도 올라가나?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매우 미미하다.

 대문에 걸린 다음 글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을 소개합니다." 글은 대문글 클릭자의 1.3%, 이전 글인 "파키스탄에서 대통령 선거하기" 글은 대문글 클릭자의 0.5%만이 클릭해주셨다. 모름지기 글의 첫 문장은 다음 글이 읽히기 위함이며, 다음 문장은 그 다음 문장이 읽히기 위해 쓰랬는데, 나는 그냥 1화에서 멈추나 보다. 어쩔 수 없지. 내 글은 대부분 독자에게 공감력을 끌어올려 재밌게 읽히는 글이라기보다는 해외 생활상을 분석하고 소개하는 설명문에 가까운 글이니 태생적으로 재미와는 좀 거리가 있을 수밖에.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나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면 만족하련다.


 아무튼,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온다. 그리고 잠시나마 인기 작가인 양 취해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오려나? 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너무 연연하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저출생. 좋은 거 아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