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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Sep 15. 2024

한국인은 백인인가 황인인가

이 얼마나 무식한 분류인가

 한국인은 백인종인가 황인종인가?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은근히 또는 대놓고 인종차별을 받는다.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온 2023년 현재도 진행 중인(2024 올해는 어떤지 아직 안 가 봄), 내가 몸소 체감했던 현실적인 분위기다. 딱 꼬집어 "한국"이 차별받는 건 아니고, "아시아인" 전체가 멸시를 당한다. 길 가다 어린놈들한테 "칭챙총" 비하 소릴 대 놓고 들었을 땐 충격마저 받았다. 아니 근대 시절엔 전 세계를 식민지로 만들며 갈취하고 다니다가 두 번이나 세계대전이나 일으키고 요즘엔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이 비실비실한 유럽인데 지들이 뭐 잘났다고 여전히 아시아인들을 멸시하며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보다 역사가 훌륭해, 기술이 높아, 민족성이 존경스러워, 인류 존엄성에 기여를 잘했어? 괜히 또 열받는다. 씩씩....


 오늘은 인종차별 멸시의 바탕이 되는 "피부색에 의한 인종 분류" 명칭부터 좀 꼬집어보고자 한다.


 통상, 유럽인들은 "백인", 아시아인들은 "황인", 아프리카인들은 "흑인"으로 분류되곤 한다.


 그런데 이게 꼭 피부색에 의한 분류가 아닌 게, "백인"의 정의는 초창기에는 좀 더 좁은 의미로 사실 이탈리아, 스페인계 등 남유럽 사람은 제외되고,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등과 같은 게르만계 개신교도만이 "백인"이라고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백인"으로 정의되는 (임의로 조작되고 만들어진) 우생학적 우월성과 (억지주장과 세뇌에 의한) 인종적 우월성을 당연시 주장하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요즘에는 유럽계 전체 인종에 러시아계 민족, 서아시아계 민족, 남아시아계 민족, 북아프리카 민족 일부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좋은 거는 출처배경 모르겠고 일단 다 갖다 붙여 쓰자.... 뭐 이런 느낌?)


 이번엔 "황인"의 정의를 살펴보자.


 사람마다 황인의 범주가 다를 수 있고, 어떨 때는 범주가 너무 넓기에 유전적으로는 다른 인종이라 볼 수 있음에도 같은 황인으로 분류되고는 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인, 아메리카 원주민, 남아시아인, 폴리네시아인, 미크로네시아인 등을 동아시아인과 함께 황인으로 묶는 것은 아랍인과 아프리카 흑인을 하나의 인종으로 묶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동아시아인의 평균적인 피부색은 서아시아 일부 지역, 남유럽, 튀르키예, 캅카스 등지의 백인과 비슷하다. 원래 황인이라는 용어는 과학적인 분류가 아닌 정치적인 분류였으며, 다분히 인종차별적인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18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인은 동아시아인을 백색 인종으로 묘사하였다.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 없이 비과학적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다른 인종으로 볼 수 있는 집단들을 하나로 묶었다는 문제가 있다.

 세계 피부색 지수를 보면 동아시아인은 피부색이 밝은 편이라고 나온다. 즉, 노랗지 않다. 동양인 전체로 봐도 노란 피부는 없다. 슬라브족을 제외한 백인과 비교해 보면 동아시아인은 피부색이 밝은 편에 속하고 중동 사람보다도 밝다고 나온다. 제국주의 시대에 나온 인종차별적 단어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황인이라는 말보다는 아시아인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 출처 : 나무위키. "황인"


 피부톤만 보면, 한국인의 피부색은 유럽인과 비슷한 축에 속한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비교적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순혈 슬라브족보다 더 밝고 하얀 피부를 가진 한국인도 많다.


 의외로 이 사실을 잘 모르는건지, 언젠가 미국의 네이버 지식인 격인 "Quora" 싸이트에서, "왜 한국에서 화이트 워싱이 일반적인 건가요?"라고 묻는 질문이 올라온 거 보고 기가 차더라. 아니, 한국인들, 원래 하얗다고요. 그럼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화학약품 덕지덕지 발라서 피부색 탈색한거라고 생각한거임? 진짜 기가찬다 차. 어쨌든 그래서 "언어의 프레임"이라고 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오해가 생긴 건 모든 동양인을 지들 맘대로 "Yellow People"로 묶어버려서 발생하는 문제다.


https://www.quora.com/Why-is-whitewashing-common-in-South-Korea


 증거사진 몇 장 보고 가도록 하자.



 할리우드 스타 키얼스틴 던스트와 한국인 배우 이영애. 누구 피부가 더 밝고 하얀가?



 피부가 너무 밝고 하얘서 예명까지 순백 눈밭이 연상되는 "윈터"로 지었다는 에스파 김민정.




 위에서 예로 든 두 연예인은 사실 한국인 중에서도 피부 밝고 하얗기로 유명한 분들이긴 하지만, 구글에서 Skin Color Map을 찾아봐도 동아시아인들의 피부톤은 유럽 사람들하고 별반 다르지 않은 레벨로 분류가 된다.


 어쨌든 내가 하고자 하는 말.

 인종을 굳이 피부색으로 분류하자면 한국인은 "황인"이 아니라 "백인"에 훨씬 가까운 인종이 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인종을 "피부색"으로 묶는 것은 무식한 짓이다. 같은 민족 안에서도 유전적 차이에 따라 밝은 피부톤 어두운 피부톤의 범위가 무척 넓기도 하며, 전혀 다른 인종적 특성을 지닌 사람도 같은 분류로 취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종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을 내포하거나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인종을 피부색으로 분류하고 그 분류체계 안에서 "일부 백인(=게르만 족, 앵글로 색슨 족)"의 우월성을 상징하는 체계로 사용된 "백인"이란 호칭과 그에 반대되어 일부러 격을 낮춰 분류하는 관행이 굳어진 "황인", "흑인"이라는 용어 체계는 우리 스스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18세기 이전까지 동아시아인들의 피부색 분류체계는 원래 "백인"이었다. 그런데, 피부색으로 상징되는 게르만 계 유럽인의 (조작된) 우생학적 우월성을 강조하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동아시아인"들이 자동 "백인"으로 편입되는 문제가 생겨서 지들 맘대로 우릴 "황인" 분류에 강제로 넣어버렸다. 우리 피부색이 갑자기 노란색으로 변한 것도 아닌데.


 "백인"과 "황인"으로 구별되는 의도적인 비하체계와는 좀 다르게 "흑인"에 대한 인식체계는 좀 더 민감하며 복잡하다. 1950년대 이전만 해도 니그로(Negro)란 단어는 아프리카계 인종을 학술적으로 칭하는 존중의 표현이었지만, 현대에 이 단어를 미국 슬램가에서 쓰면 당장 총 맞아 죽어도 안 이상하다. 그럼 "흑인", "블랙피플(Black People)"은 괜찮은가?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인종을 지칭할 때 Black이란 단어는 부정적 어감이 매우 강한 단어였다. 하지만, 흑인 민권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스스로를 Black Power로 칭하며 긍정적 이미지를 부여한 탓에 요즘에는 Black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상쇄되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선택은 "피부색"에 의한 분류 명칭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돌려 말해도 피부색에 의한 박해와 멸시, 인종차별의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 것이라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문제가 된다.


 붉은색 그 자체는 죄가 없지만, 공산당을 상징하는 색이 되어버려 "빨갱이"라고 하면 비하의 발언이 된다.

 마찬가지로 "백인"에는 노골적 존중강요, 우월상징의 이미지가, "황인"에게는 아시아인 비하의 이미지가, "흑인"에게는 인종비하 또는 인종자부심 표현이 애매하게 섞여 있는 민감한 단어이자 분류체계이므로 평소 아예 피부색에 의한 인종 분류체계 단어 자체를 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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