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요
(이전 이야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528
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런던에서 짐 싸서 떠나며 킹스 크로스 역(King’s Cross station)과 성 판크라스 인터내셔널 기차역(Saint Pancras International Station)을 잠시 둘러보고 유로스타 탑승해서 프랑스 파리 북역까지 이동하고 18구역에 있는 현지 호텔(앙글레테르 호텔) 찾아가서 체크인 후 샤요 궁(Palais de Chaillot)에 가서 에펠탑(Tour Eiffel = Eiffel Tower) 보고 온 이야기.
당일 16시 30분부터의 여행 기록.
호텔 실내는 아늑하고 좋은데, 밖에만 나오면 무서운 18구역입니다.(어째 어감도 18.....)
다시 들어가기 싫지만, 도로 전철역으로 가서 2호선과 6호선을 타고 이동합니다. 그게 가장 가깝고 시간이 덜 걸리는 길이거든요.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6호선 Trocadéro역에서 내려 200m 미터만 걸으면 샤요 궁이 나옵니다. 목적지는 샤요 궁이지만 관람대상은 샤요 궁 아녜요. 오늘의 주인공. 에펠탑.
언론과 방송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많이 봐 온 에펠탑이지만, 처음 눈으로 보는 감동은 또 다릅니다. 어린애 마냥 마음이 방방방 뜨는군요. 왜 에펠탑 처음 보려면 샤요 궁으로 가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진짜 쨘~! 하는 감동이 있습니다.
샤요 궁은 고전적인 중세 궁전은 아닙니다.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건물입니다. 애석하게도, 샤요 궁은 언제나 조연입니다. 주인공은 에펠탑이니까요.
샤요궁(프랑스어: Palais de Chaillot)은 프랑스 파리 16구 트로카데로 지구의 샤요 언덕에 있는 건물이다. 1937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졌다.
- 위키백과, 샤요궁
에펠탑의 가장 완벽한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는 뷰 포인트이자 최고의 포토 스팟. 1937년 파리 만국 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과 넓은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낮과 밤을 불문하고 항상 많은 관광객들이 있는 명소로, 해양 박물관과 프랑스 역사 유적 박물관 등 여러 용도로 내부가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사이요 궁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전세계에 한 명도 없다.'라는 씁쓸한 농담도 있다.
- 트리플 여행정보 안내, 샤요궁 편
샤요 궁 자체가 공공 박물관 기능을 하는 관광지이지만, 박물관 관람 좋아하는 저조차도 오늘은 샤요 궁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에펠탑이 눈앞에 있으니깐요.
노을 지는 하늘을 뒤로하고 홀로 우뚝 서 있는 에펠탑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래 본들 별 장식도 없는 철탑일 뿐인데, 왜 저게 저렇게 예뻐 보일까요?
아마도 어려서부터 에펠탑을 많이 봐와서(미디어로) 저 모습 자체가 매우 익숙하기도 하고 에펠탑 찬사를 주변에서 보고 듣고 자라와서 사회적으로 저게 예쁜 거라고 학습이 이미 된 걸 수도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사회화 학습을 해서 그런 걸 수도 있는 거죠. 뭐, 그래도 억지로 그렇게 생각 안 해도 사진 찍어도 예쁘고 실제로 와서 보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2025년 지금이야 프랑스 하면 생각나는 첫 번째 랜드마크로 에펠탑=파리=프랑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에펠탑이 없던 시기 넓고 깨끗한 하늘을 봐 오던 파리지앵들을 생각하면 어디서 갑자기 굴러들어 온 저 철탑이 시선을 어지럽히는 괴물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를 기념해서 1887년 준공된 건축물로,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20년만 운영하고 철거될 운명이었죠. 그러나 그 새 에펠탑에 적응된 사람들이 철거를 반대하기도 했고, 에펠탑이 전파송신탑으로 사용되면서 해체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에펠탑의 수명이 무한하지 않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탑을 잘 관리하더라도 부식을 100% 막을 수 없는 철탑의 한계로 앞으로 이탑의 수명을 2~300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해요. 하지만, 그건 에펠탑 부재를 변경하지 않았을 때 얘기고, 부재를 덧대거나 부분 부분 교체하면서 보수한다면 더 오래갈 수 있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 전통문이나 목재가옥도 썩은 나무 교체해 가며 보수하잖아요.
에펠탑 배경으로 우리 누이 독사진 좀 남겨주고요.
음. 이 사진은 에펠탑 꼭대기를 손으로 들고 있는 듯한 착시샷을 요구한 건데 정보전달오류.
역시 정면샷보단 뒷모습이 잘 어울리는 오늘 작가님.
에펠탑 모형을 팔고 있는 노점상이 매우 많습니다.
해가 점점점 떨어져 가는군요.
아침 라면 먹고, 기차 타고 오면서 사과 한 알 먹은 게 오늘 먹은 거 다라서요, 살살 배가 고파옵니다. 샤요 궁에 있는 노점에서 도너츠 하나와 생수 한 병을 샀어요. 얼마 했더라... 도너츠 5유로, 생수 3유로, 합계 8유로나 줬습니다. 장소값 있는건 알지만, 아니, 비싸도 정도껏 비싸야지... 암튼 샤오 궁 노점상 이용 비추해요. 개비싸요. 여기선 조금만 참고 주변 마트를 찾아보세요.
해가 거의 다 저물었습니다. 에펠탑에 조명등이 들어오는군요.
이에나 다리(Pont d'Iéna)를 건너 에펠탑 가까이 가 보기로 합니다.
사람도 많고 노점상도 많고, 그리고 아마도 소매치기도 많았었지 싶습니다. 구경은 하되 꽁꽁 싸매고 엄청 긴장하며 다녔어요.
오늘 17시 40분에는 바토 파리지앵(Bateaux Parisiens, 파리시민의 보트라는 뜻) 유람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가서 줄 서봅니다. 저는 타고난 길치지만, 구글신이 친절히 알려줘서 잘 찾아왔어요.
※ 다음 이야기 : 바토 파리지앵(Bateaux Parisiens, 파리의 대표적인 유람선 회사. 파리시민의 보트라는 뜻) 유람선 일몰시간 탑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