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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르 언덕에서. Part I.

찐 파리 감성 골목여행기 - 사크레쾨르 대성당, 테르트르 광장 편

(이전 이야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531


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차. 호텔 바로 인근에 있는 몽마르트르 언덕 알차게 둘러보고 온 이야기.


당일 8시 30분부터의 여행 기록.






무사히 하루가 또 밝았습니다.

오늘 오전 관광일정은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잡았어요.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껴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아주 소량의 이슬비가 잠깐 내린 것 말고는 날씨가 나쁘지 않았답니다.


https://namu.wiki/w/%EB%AA%BD%EB%A7%88%EB%A5%B4%ED%8A%B8%EB%A5%B4?from=%EB%AA%BD%EB%A7%88%EB%A5%B4%ED%8A%B8%20%EC%96%B8%EB%8D%95


잠깐 용어부터 알아보고 출발하기로 해요.


몽(Mont)’은 작은 언덕 또는 산을 뜻하는 프랑스어이고, '마르트르(martre)'는 ‘순교자'라는 뜻입니다. 지명을 풀이하면 '몽마르트르'는 목이 마른 언덕이란 뜻은 전혀 없고순교자의 언덕’이란 뜻이 됩니다. 그래서, '몽마르트르 언덕'이라고 하면, '순교자의 언덕 언덕'이란 역전앞 조합이 되어버리지만, 괜찮습니다. 이미 '몽마르트르'가 고유명사화 되어버려서 여기에 우리말 '언덕'이 붙는다고 뭐라그럴 사람 없어요. 누가 뭐라그러면 제 브런치 보여주시면 됩니다.(참고로 한라산도 영어로는 '한라산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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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성당 가는 길에 있는 Halle Saint-Pierre입니다. 이곳은 현대적이며 실험적인 회화와 그래픽 아트가 전시된 미술관 겸 카페입니다. 가끔 아방가르드(전위예술적인)한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너무 일찍 나와서 아직 문 여는 시간이 아니네요. 아쉽지만 겉모습만 사진에 살짝 담고 지나쳐갑니다.


https://maps.app.goo.gl/hgpoYvWukJ4B4L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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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중앙에 성스럽게 보이는 커다란 성당이 있습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입니다.

오늘의 첫 목적지 되겠습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팔찌 사기단이 많다고 하니 그냥 지나쳐서 푸니쿨라(Funiculaire)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https://maps.app.goo.gl/asvsEdBPDqXPUpPm8


푸니쿨라는 한국어로 굳이 번역한다면 경사철도 또는 강삭철도 쯤 됩니다.

경사로에 설치되는 특수열차지요.


https://namu.wiki/w/%EA%B0%95%EC%82%AD%EC%B2%A0%EB%8F%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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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_084311.jpg 오늘도 눈에 팍팍 띄는 베이지색 모자 아저씨


사실 그리 높지 않아요. 5분이면 걸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미 비싼 돈 주고 교통정액 1주일권을 사놔서 힘들여 걸어갈 이유도 없어요.(어떻게든 '본전 찾자' 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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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니쿨라는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딱 상부정거장-하부정거장 단순하니까요, 문만 잘 닫히면 무인으로 운영해도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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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좀 끼긴 했지만, 전망 시원한 몽마르트르 언덕입니다.

파리는 정말 평지군요.

몽마르트르 지역은 산이라 할 수도 없는 나즈막한 구릉지일 뿐이지만, 파리에서 가장 높은 지대입니다. 그러니 여기만 올라와도 전망이 딱 좋아요.

안타깝게도 에펠탑은 오른쪽 지형에 가로막혀 여기선 보이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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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망원경도 있습니다.

뭘 굳이 찾아볼 목표물도 없는 관계로 이용하진 않았습니다. 폼만 잡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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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이라 소풍객도 안 보이고, 팔찌사기단도 아직 출근하지 않은 것 같네요.


이제 성당으로 가 보겠습니다.


https://maps.app.goo.gl/ew2PTXM1mQYZZqfB8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10600&cid=42664&categoryId=4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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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눈에 들어오는 엄청난 숫자의 자물쇠들.

공대 나온 공학사답게, 이 울타리, 처음부터 한계하중을 잘 고려해서 설치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한계하중을 초과한 상태에서 돌풍이라도 불면 위험할 수 있거든요. 만일, 붕괴사고라도 나면 누구 책임일까요? 자물쇠를 무단 설치한 사람? 시청 관계자? 위험을 알고도 주변에 접근한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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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크레쾨르 성당(Basilique du Sacré-Cœur de Montmartre)은 웅장하면서도 경건합니다. 저희는 아침 일찍 가서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내부관람을 해서 더더욱 정숙하고 경건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내외관은 엄청 웅장해서 중세 절대왕권 시대 지어진 건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1919년 완공된 비교적 신상입니다.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킬 목적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정교하게 이어붙인 모자이크 타일입니다. 얼마나 많은 노오오오력이 들어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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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Dome)에도 오르고 싶었지만, 개방시간도 아직이며 표를 사야 들어갈 수 있나 봅니다.(2025년 2월 현재, 성인은 8유로네요. 공홈 확인.)


돈 드는 건 싫은 관계로 안 기다리고 그냥 지나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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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에는 두 기마상이 있습니다.

왼쪽은 성군으로 추앙받는 루이 9세 동상이고, 오른쪽은 프랑스 구국영웅 잔 다르크 동상이라는군요. 부동자세로 저렇게 팔을 오래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그것도 말을 타면서요...) 자세히 보면 루이 9세 동상은 칼자루 대신 칼날을 쥐고 서 있습니다. 이는 자유와 정의가 권력을 공격적으로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고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임을 시사하며, 전쟁으로 희생된 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도 있다고 하는군요.(정작 본인은 십자군 전쟁에서 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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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주변 거리는 아름답습니다. 딱히 뭘 꾸미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유럽 감성의 그 느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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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돔이 살짝 보이는 요 거리가 포토 스팟이라고해요.

울 누이 사진 살콤 남기고 갑니다.



가게 지붕 장식도 예쁘고, 벽화도 예쁘군요.


불쾌한 낙서에 지나지 않는 성의없는 그래피티는 저는 정말 극혐하는 쪽이지만, 저렇게 정성들인 벽화는 예쁘고 보기 좋습니다. 거리의 예술이니 자유정신이니 어쩌고 하면서 그래피티 지지하시는 분들은 바르셀로나 라발지구 한 번 가 보고 오라 그래요. 통제되지 않는 그래피티가 얼마나 도시를 역겹고 가치없게 만들어버리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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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금방울로 장식한 예쁨예쁨하는 카페들.

예술의 거리와 참 잘 어울리는 가게들입니다.



요기가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의 거리,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입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예술가분들이 출근을 덜 하셨어요. 곧 자리 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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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좋고 예쁜 카페(La Bohème du Tertre) 가서 브런치 겸 먹고 움직이기로 해요.

이젠 식후경이 중요한 이유를 깨달았으니까요. ㅋㅋㅋ


https://maps.app.goo.gl/BedyjC7zfRLu3Bhf8



프랑스어 모르지만 로마자 읽으면 대충 무슨 말인지 감이 옵니다.

비슷한 어족 사람들끼린 언어 배우기가 쉽겠어요.


마침 딱 세트메뉴가 있네요.

커피 한 잔, 오렌지 주스 한 잔, 크루아상 하나 세트에 10유로.

두 사람 왔으니 하나는 더 시켜야 예의겠지요? 딱 기본 크레프(crêpe, 프랑스 식 얇은 팬케이크, 7유로) 하나만 더 시켜봅니다.



거의 아침 첫 손님이라 명당자리 골라 앉을 수 있었어요.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봅니다.

노천 테이블 앉는 게 좀 더 유럽감성이긴 하지만, 아침엔 좀 쌀쌀해서 따끈한 크레프 먹기엔 아무래도 실내가 나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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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오렌지 조명이 실내를 밝혀주고 난방도 잘 되어 몸도 마음도 녹여주는 예쁜 카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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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정갈하게 나왔군요. 특별할 것 없는 것들이지만, 커피도 오렌지 주스도 크로와상도 크레프도 모두 모두 신선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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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우면서도 정갈하고 따뜻한, 딱 프랑스풍 카페였습니다. 소품 하나까지 다 정성이 담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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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팁 없이 17유로 나왔습니다. 20유로를 캐시디시에 담아드리니 권총혁대처럼 생긴 잔돈 디스펜서에서 3유로를 꺼내주셨습니다. 신기해 보여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 한 장 남겨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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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밖도 예쁨예쁨하는 카페군요.


역시 식후경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래야 안 지치고 더 예쁘게 자세하게 봅니다.

너무 지치고 배고파서 과하게 시키지도 않고요.(전날 실패 경험자가 하는 말...)



거리의 예술가분들이 한 분 두 분 출근하기 시작합니다. 곧 이 거리가 꽉 채워지겠어요.


오늘은 갈 길이 멉니다. 구글맵으로 사전 답사한 포인트가 한 두 군데가 아니거든요.






※ 다음 이야기 : 몽마르트르 언덕 알차게 돌아댕기기. Part II.



- 그러니까, 미리 찍어둔 저긴 대충 다 가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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