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데는 몰라도 여긴 꼭 가 보시길...
(이전 이야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547
2024년 11월 16일 토요일.
파리 여행 사흘차. 총 여정 8일 차.
파리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 찾아가서 궁전 내부 탐방한 후 정원 한 복판에 있는 대운하(Grand Canal)에서 사진 찍고 노닐다 베르사유 큰 별궁 그랑 트리아농(Le Grand Trianon) 관람한 후 작은 별궁인 쁘띠 트리아농(Petit Trianon) 관람 후, 곤봉을 들고 있는 미지의 6지 생물 조각이 있는 사랑의 신전을 잠시 보고 왕비의 촌락에 가서 경치 즐기고 온 이야기.
당일 14시 25분부터의 기록.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 ♪♬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왕비의 촌락'이 나옵니다.
짜쟌~~~!
와아~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야? 응? 응??
일단 오늘만큼은 선감상 후설명 할게요.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아래사진의 큰 집은 물레방앗간입니다.
감탄사 연발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정작 이 집을 특징짓는 물레방아를 안 찍어왔네요. 건물 반대편에 있답니다.
요기 아래 큼지막한 왼쪽 집은 '왕비의 집'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여기 놀러 와서 별장삼아 쉬고 놀고 자고 갔었나 봐요.
요 아래사진 오른쪽 집은 처음 소개해드린 물레방앗간. 자세히 잘 찾아보시면 물레방아 나무수차가 보입니다(찍사도 인지 못 했지만 어쨌든 찍어옴).
아래는 오롯이 잘 찍힌 '왕비의 집'입니다.
물레방앗간 역광샷. 역시 저 계단뒤에 잘 숨어있는 나무수차를 찾아보세요.
'왕비의 집'이 가장 크긴 합니다.
아래 사진의 예쁘장한 전망대는 말보로 타워(Marlborough Tower)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저기 올라가서 전경을 담아왔어도 참 좋았겠지만 아무도 없지요? 출입구 막아뒀어요. 영국 여행에서도 말로로 타운을 갔었는데 프랑스에도 말보로 명칭이 있는 게 신기하군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충 막 찍어도 예술이구만 예술!
사진을 0.237초만 먼저 찍었어도 참 좋았을 뻔했어요.
딱 예쁘게 날아가는 저 새까지 구도에 담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새가 있으면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사진이었겠지만 새가 안 찍혀도 예쁩니다.
왕비의 집 다음에 나오는 작은 집은 비둘기집(Colombier)이란 명칭이 붙어있어요.
아래 사진의 왼쪽 작은 집. 진짜 비둘기를 키워서 그랬는지 예쁘게 튀어나온 처마가 새집처럼 보여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예쁘면 됩니다. 뭘 해도 예쁘면 다 용서가 됨.
아래는 '정원사의 집(Maison du Jardinier)'입니다.
살코옴 인증샷 남겨봅니다.
집 앞마당에 다수의 농작물이 실제 경작되고 있었어요.
아래는 헛간(La Grange) 터였다고 해요. 헛간은 없고 안내판만 남아 있습니다.
거의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역광샷도 찍어보았습니다. 같은 시간대인데 분위기가 달라요.
왕비의 촌락은 참 예쁘네. 그래, 저 화려하긴 하지만 조금만 오래 있어도 피곤피곤해지는 궁전 본체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는 촌락의 생활이 훨씬 심신이 평온했을 것 같습니다.
요기까지만 보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서 쁘띠 트리아농 앞의 문으로 빠져나왔는데요...
요번 여행기를 쓰면서 알았어요. '왕비의 촌락' 진짜 체험농장에 안 다녀왔다는 사실을. ㅠㅠ
'왕비의 집' 주변으로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요 촌락에서 300여 m만 더 들어가면 '베르사유 체험농장'이 있어요. 여기가 진짜 농사짓고 가축 기르고 하는 곳이거든요. 구글맵을 찍어보니 요즘에도 축사 운영을 하나 봅니다. 암튼 여길 못 보고 와서 두고두고 아쉽군요. 왕비의 촌락에서 저길 가 보라고 안내하는 입간판도 없었고 안내지도에도 힘주어 강조되어 있지 않은 곳이거든요. 이래서 여행전에는 디테일한 공부가 필요한 법이지만 다 미리 공부하기엔 너무 피곤쓰...ㅠㅠ
물론, 예쁨예쁨하는 뷰는 왕비의 집 근처가 압도적으로 예쁘긴 하니까 그래도 쭉정이만 골라먹고 온 건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래도 왕비의 촌락에 가시는 분들은 꼭 '베르사유 체험농장'까지 보고 오시면 더 좋겠습니다.
워낙에 예쁨예쁨하는 곳이라 오늘만큼은 머리 아프지 마시라고 선 사진감상 후 공부토록 하겠어요.
'왕비의 촌락(Queen’s Hamlet, Hameau de la Reine)'은 어린 시절 시골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위해 1783년 촌락 형식으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시골체험마을입니다. 촌락은 호수를 기점으로 10여 채의 농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하지만 자연과 매우 잘 어울리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실제로 이곳에서 낚시, 소 젖 짜기, 농작물 재배와 같은 시골일을 '체험'해 보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실제 농사일을 했다기보단 대부분의 농사일은 실제 농부들에게 맡기고 유흥 삼아 경험해 보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으... 아무리 화려하지만, 저라도 반나절만 있어도 피곤피곤이 몰려오는, 화려해도 너무나 화려한 본궁 안에서만 살라고 하면 미쳐버렸을 것 같아요. 사람은 자연 없이는 살 수 없다구요.
그런 면에서 '왕비의 촌락'은 숨통을 틔워주는 참 잘 조성된 성 내 별장 같은 곳입니다. 결국 비명횡사했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뿐만 아니라 베르사유 궁전을 찾는 관광객에게도 숨겨진 보석같이 예쁨예쁨 아름다운 곳이에요.
베르사유 궁전을 다시 가 볼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 안 가도 여기만큼은 꼭 재방문하고 싶어요. 예쁘면 다 용서되는 요즘, 풍광이 너무너무 예쁜 곳이라 하루종일 예쁜 풍광을 눈에 마구마구 다시 넣어 오고 싶어서요.
암튼, 저희는 시간이 제한적인 당일 여행객이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갑니다.
세상엔 참 예쁜 곳들이 많아요. 그쵸?
※ 다음 이야기 : Gallery of Coaches. 왕실 마차 박물관 관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