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믿으시면 안 됩니다

나도 사 줘!

by 코와붕가

2021년 상승장


내가 주식투자 한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이때 대부분 보이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너 미쳤냐?"

"우리 친척 중에 거시기 누구더라? 주식하다가 홀랑 까먹었다는 놈이 있었는데..."

"빨리 팔고 그만해!"

"주식하면 집안이 망하는겨.. 정신 차려!"


하지만 부모님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우리 껐도 사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먼저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말씀드렸다. 부모님은 목돈 4천만 원으로 주식을 사 달라고 애원? 하셨다. 그래서 내 계좌로 '미국 반도체 ETF', '미국 지수 ETF'를 매수했다. 고점에서 5% 정도 떨어져 있었다. 자신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교만했다.


2022년 하락장


부모님 댁에 가면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주식 좀 오르고 있냐?"였다.

하락장이 깊어지면서 부모님 댁에 가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방문해도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부리나케 빠져나오곤 했다.

얼굴을 들 수 없었다.


2023년 상승장으로 복귀


정말 운이 좋게도 1년 만에 하락장을 빠져나왔다. 수익률이 10%에 가까이 가자 부모님의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은 매달 매수를 하면서 버텼지만, 부모님은 주식은 자신이 없었다. 하락장을 겪으면서 절대 타인의 돈으로 대신 투자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련하게 매도하고 원금과 수익금을 드렸다. 이때 부모님의 반응은 이랬다.


"아니 왜 팔았어?"


벌어도 잃어도 좋은 소리 듣기 힘든 게 주식투자다. 삼성전자를 고점에서 팔지 못해 아내에게 욕을 먹었던 지난 시절과 닮아 보였다.


2024~2025년 다시 매수 더불어 비트코인까지....


부모님은 4천만 원으로 부동산 대출을 갚고, 4백은 생활비에 보태셨다. 내가 얻은 수고비는 이마트에서 사 온 '회 모둠세트'였다. 이후로도 부모님은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고 1천만 원을 투자해 주길 바라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머니 ISA계좌를 직접 만들어드렸다. 종목은 두 개의 미국 지수 ETF로 구성했다. 독립적으로 운영해 보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 부모님은 지난번과 같이 팔지 않고 계속 들고 가신다고 했다.


지난 설날, 다양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우연히 '비트코인'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지금 매일 1만 원씩 사고 있다고 알렸다. 부모님은 모든 코인을 비트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꽤나 많다.

비트코인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중간에 어머니가 끼어들었다.


"나도 그 코인 100만 원어치 사줘!"

'..................'


바로 계좌를 만들어 드렸다. 빗썸(광고 아님) 이벤트로 11만 원을 얻었고, KB계좌 사전등록도 신청했다.

공짜로 얻은 11만 원으로 비트코인을 사 드렸다. 그리고 이번 주 중에 들려서 1백 원어치를 사들일 예정이다.

투자를 하시면서 매번 부모님은 내 동생은 믿지 못하지만, 나는 믿는다고 하신다. 부담이 백배다.

그래도 우상향 하는 자산이라 떨어져도 기다리면 오른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수익을 얻어서 좋은 곳에 쓰시길 바랄 뿐이다.


"부모님, 저를 너무 믿으시면 안 됩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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