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감독을 나가다

여러분 모두 파이팅!

by 코와붕가

시험감독 추첨 공지


사내 게시판에 '신입사원 채용 시험 감독'을 모집한다며 공고를 냈다. 여태 선찬순으로 뽑았던 방식을 변경해서 이번에는 며칠을 두고 접수를 받은 후 감사실 감독아래 추첨을 하겠다고 전했다. 다행히 시험 당일에 근무를 비껴갔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지원했다. 생각보다 경쟁률이 낮았다.


우리 조 직원 세 명 모두 접수했다. 추첨 당일날 오후 2시에 문자가 도착했다. 링크로 접속을 해서 시험감독에 뽑혔다는 반가운 소식을 봤다. 안타깝게도 우리 막내 직원은 떨어졌다. 막내직원은 입사한 지 1년 가까이 돼 간다. 나와 부역장은 아르바이트 성격으로 참여하지만, 막내 직원은 선배직원으로 나가고 싶어 했다.


첫 시험감독을 나가다


시험감독을 나가기 전날 아내에게 알렸다. 아내는 바로 저녁 외식을 잡았다. 8만 원에서 5만 원이 바로 사라졌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 계좌를 절대 오픈하지 않는다. 외식을 시켜준다는 약속을 해서일까. 아침에 아내가 차로 데려다주었다.


학교에 8시까지 갔다. 해당학교 선생님이 정감독, 우리 회사 직원이 부감독을 맡았다. 선생님들은 익숙해서인진 시험진행 교육을 잘 듣지 않았다.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총괄위원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간단한 비품과 서류봉투를 들고 부감독들이 먼저 교실로 출발했다. 교실 안 풍경은 생각보다 썰렁했다. 25명의 응시자 중에 15명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추워서일까? 아니면 준비가 안 돼서일까? 혹시 다른 회사 시험을 보러 간 것일까?


곧 시험지와 답안지가 들어있는 박스를 정감독이 들고 왔다. 익숙하게 박스를 개봉하고 시험지와 답안지를 내게 전달했다. 나와 팀을 이룬 정감독은 젊은 여선생님이었다. 친절하게 날 이끌어줬다. 내 임무는 방송 지시에 따라 답안지, 문제지 배부와 수거였다. 그리고 시험을 치르는 시간 동안에는 뒤에 앉아서 감독을 했다. 시험이 모두 종료되면 각종 부착물을 수거하고 관리본부로 가면 됐다.


후기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면 내 임무는 종료된다. 그리고 일당 8만 원을 받는다. 아침에 조그만 샌드위치도 준다. 처음 하는 시험감독이라 긴장도 됐다. 나 때와 다른 교실 풍경을 눈으로 담았다.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곳곳에 그려진 낙서와 그림이 눈에 띄었다.


유독 추웠던 날씨라 몇 명에게 히터 좀 올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히터를 가장 높게 설정해도 창가와 복도 쪽에 앉아있는 응시생들은 서늘한 공기를 안고 시험을 치렀다. 수고들 하셨다.


그리고 유독 기억에 남는 응시생이 있었다. 교탁 앞줄에 앉은 남자 응시생이었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두꺼운 문제집을 세 권 펼쳐놓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절실함이 보였다. 그의 옷과 바닥에 놓인 가방 두 개는 낡아 보였다. 시험시작 전에 안정제로 보이는 드링크와 양갱이 와 유사한 식품?을 같이 먹었다. 문제지, 답안지 배부와 수거를 진행할 때도 공손히 건네주는 그였다. 난 마음속으로 '꼭 합격해서 같이 같은 공간에서 봅시다.'라고 말해줬다.


정감독은 문제지와 답안지를 수거한 박스를 갖고 관리본부로 먼저 갔다.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은 가방을 메고 나만 쳐다봤다. 순간 당황해서 복도로 나갔다. 다른 교실에서 응시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교탁으로 와서 후배가 될지도 모를 그들을 그냥 보내기 싫었다. 우리 회사에 응시해 준 그들에게 고마웠다.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돌려 보냈다.


"추운 날씨에 시험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결과 있어서 꼭 다시 얼굴 봤으면

좋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음번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응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두 취업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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