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남과 신경전
띠~ 띠~
짧게 두 번 울리는 관제 전화. 일반전화가 아닌 중앙관제에서 직통으로 연락을 하는 전화가 있다.
대게 관제에서 전화가 오는 경우는 이렇다.
1. 기관사의 신고를 받고 오는 경우.
2. 관제에서 카메라를 보고 연락이 오는 경우.
3. 승강장 안전문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4. 승객에게 민원전화가 오는 경우.
5. 음량테스트를 하는 경우.
6. 소방경보가 발생된 경우.
7. 열차 내 비상호출버튼이 눌린 경우.
8. 열차 내 토사물을 치워야 하는 경우.
그중에 자주 오는 연락은 열차 내 민원이 발생돼서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다.
승객끼리 다투거나, 환자가 발생했거나, 종교활동을 하시는 분이 있거나, 이상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때 출동한다.
야간근무를 하면서 아이센터를 지킨다. 그곳이 사무실보다 중요하다. 각종 전화와 장비가 몰려있다.
아이센터에서 근무하는 중에 관제전화에서 벨이 울렸다.(소리도 싫고 받기도 싫다.)
"네, XXX역 XXX입니다."
"여객관제 XXX입니다. 지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있는 XXX(열차번호) 2-3칸에 소란자가 있습니다.
퇴거조치 바랍니다."
"네............"
사무실에 전화를 한다. 안 받는다. 사회복무요원은 쉬는 날이고, 부역장은 식사를 하러 나간 것이다.
나 혼자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아이센터 문을 잠그고 승강장으로 뛰어 내려갔다.
해당칸에 위치한다. 제발 소란자가 전역에 내리길 소원하며 기다린다.
밝은 라이트를 뿜어내며 열차가 오고 있었다.
열차가 정차하기 전부터 열차 안은 어수선해 보였다..
다른 칸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적었다.
열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비이상적인 팔뚝과 가슴크기를 가진 남자가 술에 취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었다.
나도 당시에 복싱을 해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고 말했다.(맞으면 나만 손해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넌 모여? 이런 씌부X~"
"전 직원입니다. 조용히 앉아서 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기관사는 직원이 수신호를 주기 전까지 기다려줍니다.)
"네가 대통령이야? 우리 형님이야? 요 새끼 봐라"
'참을 인자 수십 개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
"욕은 하지 마시고 일단 내리시죠."
"알았어. 내리자고.. 캭~ 퉤!"
나와 취객은 열차에서 내렸다. 바로 기관사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열차는 떠나갔다.
하지만 이놈은 떠나보내지 못했다.
"너 나 내리게 했으니까, 택시 태워 보내라"
"손님, 술 많이 드신 거 같은데 쉬었다가 술 깨면 열차 타고 가세요."
이때,
취객은 상의탈의를 했다.
뜨악!
그의 몸에는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호랑이와 새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가 문신남의 벗은 티셔츠를 주으려는 순간 주먹이 머리 위로 지나갔다.
티셔츠를 주우려고 한 것이 우연히 피하게 된 것이다.(재수가 좋았다.)
"어쭈, 피했어?"
난 만약의 사태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리고 주변 승객에게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문신남은 체력이 바닥났는지 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소리를 질러댔다.
잠시 후 경찰이 와서 문신남을 데리고 갔다.
만약에 문신남이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다면 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못했으리라.
너무도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때는 젊었고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나였다.
지금은 관제에서 연락이 와도 대처할 수 있는 상황(직원과 사회복무요원이 없는 경우)이 아니라면 혼자 나서지 않는다. 이유를 설명하고 다른 곳에 연락을 하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