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meme) 주식을 아시나요?

탐욕에 눈멀었던 내 친구의 사례.

by 코와붕가

AMC to the moon!(가즈아~)


같이 주식을 하는 친구에게서 톡이 왔습니다. 다른 내용은 없고 'AMC to the moon'이 적힌 짧은 문장이었습니다. 난 친구에게 '뭐라고?'답했습니다. 친구는 상승장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전에 저는 친구에게 주식의 좋은 점과 옳은 투자 방법을 설명해 주었죠. 당시에는 주변에 관심이 적었습니다.


친구는 상승장에 계좌를 트고 이것저것 사고팔면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저에게 추천종목을 물어보고 제가 알려주면 공부하지도 않고 '매수'버튼을 누르더군요. 며칠 있다가 물어보면 조금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보고 팔았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주식으로 사팔사팔(사고팔고) 투자를 해오던 친구는 어느 날 미국 주식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친구가 매수한 주식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AMC라는 회사였습니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CGV 같은 회사라고 했습니다.

코로나가 덮치면서 사람들은 극장에 가지 못했죠. 저는 역발상 투자인가라고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친구에게 들은 내용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영태야, 왜 AMC를 매수한 거야?"

"지금 이 주식이 핫해. 미국에서 공매도 세력을 쫓아내자고 개미들이 힘을 합치고 있어."

"공매도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매수한다고?"

"어. 나 100만 원어치 샀는데 1주일 만에 100% 올랐어"

"계속 매수할 거야?"

"사실 어제 카카오 뱅크에서 대출받았어."


당시에 친구는 수익률을 보여주면서 대단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도 해당 주식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친절하게 본인 계좌를 캡처해서 알려주었다. 친구의 수익률을 보면서 조금 흔들렸다. 다시 생각해 본 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념했다.


친구는 신용대출로 2천만 원을 받았다. 당연히 아내 모르게 받았다. 얼마나 좋은 주식이라고 아이 계좌에도 투자했다. 친구 회사 주변인들도 같은 종목에 꽤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마디로 미쳐있었다.

친구의 얼굴에 광기가 보였다.



친구는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나 또한 친구의 올라가는 수익률을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투자방법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연준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친구는 이런 소식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계속 'AMC to the moon'뿐이었다.


친구의 AMC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반등을 주었다가 다시 내려갔다. 아니 내리꽂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친구는 버티지 못하고 -80% 손실을 기록하고 만다. 처절한 실패로 남은 사례다. 친구는 한숨을 길게 쉬면서 팔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아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신용대출금을 갚게 된다.


어제 이 친구와 북악산 산행을 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다시 주식을 하냐고 물었습니다.


"조금 하고 있어."

"이제는 AMC 같은 종목에 투자하지 않지?"

"당연하지. 지금은 요소수 테마주에 투자하고 있어"


친구는 변하지 않았다. 난 친구가 수익을 얻지 않기를 바란다.

인간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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