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끝물이 오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관련주식들(특히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과 코로나 관련주는 불을 뿜고 있었다. 당연히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그곳으로 모였다. 시장에 뿌려진 돈은 집중됐다. 오르는 주식은 더욱 크게 올랐다.
아내와 다툼을 벌이며 매수했던 삼성전자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적정가치보다 저렴했다. 다른 주식들과 비교해 보면 올라가지 않는 게 이상해 보였다.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떨어져 있었다.
11월이 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옮겨지고 있었다. 가족계좌로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 우선주와 대신증권 우선주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좋은 소식도 들렸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특별 배당금'을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해당 증권사 리포트를 아내에게 보여주면서 삼성전자를 모아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줬다.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그렇게 무겁던 삼성전자가 급등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매일 삼성전자의 좋은 소식을 전했다. 인텔 임원이 삼성전자에 방문한 사진,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를 기술개발로 추월할 수 있다는 소식등이 나왔다.
1월 초 나온 삼성전자 목표가는 10만 원을 넘어서 14만 원까지 제시한 곳도 있었다. 국민들은 너도 나도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있었다. 한편 다른 수급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은 매일 팔고 있었다. 부모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기 위해 너도나도 주식계좌를 만들었다. 그렇게 다시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었다.
여기서 당시에 핫했던 소위 주식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삼성전자로 모이게 하는 데 한몫을 했다. 삼성전자는 너무도 좋아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공부한 사람은 적었다. '삼성전자가 망하겠어?'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1월 고점에서 팔지 못했다. 나 또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소리에 빠져 들었다. 삼성전자를 모아가야 하는 이유를 여기저기서 앵벌이 하듯이 찾아다녔다. 기업에 대한 본질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고점에서 내리 추락하던 삼성전자를 20%의 수익을 얻고 매도했다.
수익을 얻었지만 아내에게 욕을 한 바가지 먹었다. 왜냐하면 1월 고점에서 계좌를 보여주면서 자랑을 했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 인정받고 싶었다. 그때 아내는 빨리 팔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장기투자를 설파하면서 이런 주식을 함부로 파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결론은 난 장기투자자가 아니었다. 수익률이 계속 내려오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매도하고 나서도 계속 떨어졌다. 심지어 내가 갖고 있던 평균단가까지 내려왔다.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아쉬움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