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기 좋은 시절.
코로나가 왔어도 종목별로 폭락의 깊이는 달랐다. 내가 가진 유일한 종목, 유한양행은 경기 방어주에 속해 있어서 폭락은 맞지만 다른 종목보다는 살짝 덜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를 제로를 만들면서 시장은 소위 말하는 V자 반등을 만들어 냈다.
유한양행은 기대한 대로 무상증자를 줬다. 난 무상증자를 받고 V자 반등 덕택에 20% 정도의 수익을 얻고 매도했다. 기다림의 승리였다. -30%에서 20%로 뒤바뀌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내가 한 건 팔지 않고 단순히 기다렸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유튜브에 나오기 시작했다. 삼프로TV에는 여러 증권사 임직원들이 나와서 맹위를 떨쳤다. 그리고 조금만 유명세를 타면 책과 지상파 방송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상승장이 온 것이다.
전문가들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잔혹하리만큼 주식을 해야 된다는 분이었다. 바로 '존 리'였다. 존 리의 투자철학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연금저축펀드]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겠됐다. 그는 이 제도를 무조건 이용해야 한다고 방송에 나와서 말해주었다.
당시에 나도 연말정산 공제를 받기 위해 수년 전부터 납부해 왔던 [연금저축보험]이 있었다. 1천만원 정도가 모여있었다. 수익은? 그야말로 쥐꼬리였다. 2%로도 되지 않았다. 보험회사가 가져가는 사업비의 정체를 알게 됐다.
이전이 된다는 소식에 바로 증권회사 펀드에 가입했다. 그리고 이전을 실행했다. 그런데 1천만 원을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문제였다. 이때 한 권의 책이 길을 알려 주었다. 김성일 작가의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보면서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처음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다가 한 달도 되지 않아 내 방식대로 포트를 구성했다.
바로, S&P500과 나스닥 100으로만 구성했다. 저자는 채권, 원자재, 글로벌 주식으로 구성하면서 한 번씩 리밸런싱을 추구했다. 내 성경과 맞지 않았다. 심플하게 투자하고 싶었다. 그리고 퇴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미국 지수에 100%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1천만 원을 과감하게 연금저축펀드에서 투자했다. 아내를 설득하는데 힘들었다. 안전지상주의자인 아내는 절대 반대했다. 하지만 투쟁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쟁취했다. 이후 지금까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매월 월급날 연금저축펀드에 75만 원, IRP 25만 원을 무지성으로 사고 있다. 오늘 확인해 보았다. 1천만 원에서 시작한 금액이 6천8백이 돼 있었다.(오해하지 마시라. 상승장에 수익을 얻은 금액을 추가로 투입한 것도 있다..) 참고로 도움을 주신 존 보글(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의 저자)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연금저축보험을 펀드로 이전하면서 ETF라는 상품과 미국 S&P500에 대해서 알았다. 연금저축펀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매월 무지성 매수만 하면 됐고 만 55세가 넘어 신청할 수 있기에 기다릴 시간이 넉넉했다.
유한양행을 팔고 얻은 예수금으로 본격적인 상승장 투자를 하게 됐다. 여러 증권회사에서 나오는 리포트를 찾아보고 꼼꼼하게 분석했다. DART에 들어가서 해당 회사의 사업내용과 회계자료를 조금 볼 줄도 알게 됐다.
그리고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좋은 종목들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들었던 적금 5천만 원이 있었다. 난 아내와 연금저축펀드에 이어서 2차전을 치렀다. 나는 얼마 안 되는 이자를 받아서는 돈을 불릴 수 없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반등장에서 비대면 관련주(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등이 연일 급등하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횡보하고 있었다. 시가배당률이 4%에 육박했다.
2020년 6월 경부터 [삼성전자], [대신증권 우선주]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