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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Dec 19. 2023

연말 지하철 풍경.

이제는 여성시대.

연말이 다가왔다.


각종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다. 모임이 많아지면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늦춰진다. 1년을 보내면서 반가운 얼굴도 보고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 


나 또한 많은 모임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몇 개의 오래된 모임이 가지고 있다. 공통점은 여성이 없다. 

전보다 술을 덜 마신다. 아니 다들 줄었다. 한때는 안 마신다고 서로를 혼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약을 먹는 사람도 늘고, 무식하게 마구 퍼 마시지 않는다.


1차 소주 2차 맥주로 마무리하던 추억을 뒤로한다. 지금은 1차는 맛집에서 반주를 곁들이고, 2차로 차를 마신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술이 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남성들도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 수 있었다. 


지하철 풍경.


난 매해마다 연말 분위기를 근무지에서 느꼈다. 구세군에서 나와 자리를 잡고 모금을 한다.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주변에 있는 자매교회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한다. 이 트리로 삭막한 지하환경이 밝아진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축복이다.'


종착역에 근무하던 시절 들어오는 유실물로 연말이 왔음을 판단할 수 있었다. 달콤한 케이크상자, 목도리, 장갑 등이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케이크를 찾아가지 않았다. 이 시기에 유실물 보관함을 바라볼 때면 여기가 베이커리 가게가 아닌지 착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하철 근무자로서 그렇게 훈훈하지만은 않다. 저녁만 되면 기분이 좋아서인지 나빠서인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승객이 나타난다. 넓은 승강장과 대합실 구석에는 대자로 뻗은 승객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여기저기 보이는 토사물은 모임에 먹었던 음식을 확인시켜 준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 

여성 취객이 많이 늘었다. 아니 대다수다. 이건 매우 놀라운 일이다. 내가 보아오던 취객들은 거의 남성 회사원 또는 어르신이었다. 최근에 저녁 순회를 돌면 누워있는 승객들은 여성이었다. 다른 승객에게 신고가 들어와서 가보면 여성승객이었다. 우연일까?


여성 승객은 잘 못하면 성희롱에 엮일 수 있어서 행동에 제약이 많다. 이럴 때는 청소하시는 자회사 아주머니를 찾거나 경찰을 부른다. 지금까지 말한 여성 승객은 인사 불성인 사람들이다. 말도 안 통하고 말도 들을 수 없었다. 물어보면 고개가 흔들 뿐이었다.


"괜찮으세요?"

"집이 어디세요?"


'적당히 드시고 올 한 해 잘 마무리하셨으면 합니다. 

잘못하다가 누군가 여러분의 소중한 귀중품을 강탈당합니다. 

다음날 몸도 마음도 힘들어집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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