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오후 업무를 어느 정도 마치고 지원 나온 다른 파트 신규직원과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퇴근하기 1시간 전이 근무 중 기분이 가장 좋을 때다. 신규직원에게 받은 '링 티'를 차가운 얼음과 함께 마시고 있었다. 이때 사무실 출입을 알리는 차임 벨이 울렸다.
"점검 나왔습니다."
사업소에서 안전부장과 안전 담당 여직원이 동행해서 나왔다. 간단한 인사도 없었다. 안전부장은 나와 소파에 앉아서 우리 역 구석구석 살핀 결과물을 내놓았다.
안전부장: "차장님, 여기 신고해 주시고요. 저기도 신고해 주시고요."
코와붕가: "네. 그러죠."
안전부장: "이렇게 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코와붕가: (이제 질문까지 던진다고?) "이런 경우는 이렇게 저렇게 합니다."
다른 쪽에서는 담당 여직원이 서류를 살피고 있었다.
담당 여직원: "이거 지난번에 수정하라고 했는데 아직도 안 됐네요."
신규직원:(열심히 받아 적는다.)"네~"
점검 나온 직원들도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 나와서일까. 20분 동안 일사천리로 들쑤시고 가버렸다.
여기저기 흩어진 서류들과 종이컵이 이들의 존재를 알려줬다.
신규직원: "차장님, 정신이 없네요"
코와붕가: "점검이 그래요. 이 정도면 쉽게 지나간 거예요."
최근에 근무 중에 안타깝게 돌아가신 직원분이 계시다.
비록 담당업무는 다르지만, 같은 회사직원으로서 느끼는 감정은 착잡하다.
사건 사고만 터지면 내려오는 각종 지시사항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각종 점검들..
글로 내려와서 글로 평가를 받는다.
점검 나오시는 분들은 어떻게 한결같이 표정이 없으실까.
안전부장이 내민 점검표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밖을 나가는 그들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