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시선이 나를 응시한다
사선으로 앉아있는 나는
다시 목과 머리를 세로로 곧추 세운다
내가 온전한 수직일 때 빈틈없이 사랑한다
식용유를 바른듯 번쩍이는 탁자 위에
허리를 펴며 기지개 하는 하얀 얼룩이 나를 쳐다본다
하얀 얼룩이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까만 옷을 입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하얗게 털로 뒤덮혔다
까만 옷과 털 사이의 빈 공간이
구멍난 기억처럼 깜깜하다
거리를 걸으며 너를 닮은 얼룩을 보았다
그 얼룩은 학교 담장에서 한참을 맴돌다
자동차 바퀴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너의 존재는 수직
내 그리움은 한뼘
추억은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