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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Mar 06. 2020

새벽 5시 36분의 신호



취하고 싶어도 취해지지 않는 밤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와 이뤄질일 없는 한탄을 토해낸

어느 새벽 


첫 차를 타고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플라스틱처럼 매끄러운 새벽 

시간은 5시 36분

죽은 물고기 떠 있는 수조처럼 고요가 거리를 가득 채웠다


문을 닫은 슈퍼 입구를 덮은 비닐 장막이 제멋대로 펄럭였다

슈퍼 앞에서 대 여섯발자국 걸으니 

먹다 만 빵빠레가 길 바닥에 처박혀서

보도블럭 모양으로

지그재그 흰색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가만히

흐르는

아이스크림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고요 속에서

사라지는 것


가만히 흘러서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시간은 새벽 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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