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집 안을 들여다 보는것보다
집 안에서 집 밖을 내다 보는 일이
더 좋다고
이 말은
네가 한 말인지
내가 한 말인지
기억이 흐리다
'노랫소리가 들리면 행복한 줄 알아'
다만
물만 주면 자라는 대파도 사는데
나를 닮은 그림자는
흙에 고개를 처박았다
우리가
다시 내가 되는 순간
예정도 없이
그림자 위로 축축한 비가 내렸다
속이 비어있으면
조심하라고
너는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늘한 손가락 사이
퍼석퍼석한 조각이 시간처럼 흘렀다
설산 위에 남겨진
유일한 발자국처럼
정갈한 마침표를 꿈꿨지만
숫자를 9까지 세면
잠이 오면 좋겠다고
가만히 숫자 9까지 세고 또 세는 밤
하나 넷 둘 다섯 일곱 여섯 여덟
그리고 숫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