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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Aug 05. 2020

욕하면서 사랑하는


어느 회사의 대표는 나에게 왜 꿈이 없냐고 화를 냈다

길가에 핀 민들레 처럼

내리는 비를 맞고

뽑혀지면 강물에 떠내려가는 마음을

꾹꾹 삼켰다


내 마음과 상관없이 강은 흐르고

젖으면 젖을 수록

강과는 멀어지고 싶었다


내리는 비처럼 쏟아지는 질문을 피할길  없어

웃음이라는 우산을 폈다


차갑게 내리 쬐는 달빛이

도산대로 사거리에서 토하는 

나의 등을 어루만졌고

꿈을 토악질했다


무심한 신호등은

초록불로 바뀌었지만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횡단보도의 꿈이 사라진다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는 전철역때문에

나는 또 다시 달빛 아래서 고개를 숙였다


걸어도 걸어도

닿지 못한 전철역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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