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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Aug 03. 2020

부자를 동정해도 될까

연민이라는 짐을 지고 산지 오래다

침묵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녹이 슨 철제 난간 위로 하염없이 비는 떨어진다


오래된 와인과 함께

하염없는 비와 함께

멍하니

떠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바라보는 나를 누군가는 바라본다

다시 


한강 위로 떨어지는 비와 함께

철제 난간과 함께

테이블 야자 화분과 함께

난간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오른손을 적시는 핏물과 함께


함께 하는 사람은 없이

호주머니 속 젖고 있는 지폐 몇 장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해보는 것과 함께

여름과 겨울 사이와 함께

어떤 공연의 티켓에 적힌 예약자의 이름과 함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공연을 떠올리려는 노력과 함께

너를 버린적이 없다는 육친의 음성과 함께


이제 가난을 생각하는 것을 멈추자

멈추는 것을 멈추자

빨간불을 멈추자

한강블루스는 누가 불렀는지 떠올리는 것을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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