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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Dec 15. 2020

어떤 외로움


어떤 외로움은 

말을 걸지 않는다

어떤 유행가 속의 가사의 천년처럼

야트막한 밤하늘이 길게 펼쳐져 있다


멍하니 끓이던 라면을 개수구에 부었다


밤공기는 차고

나무의 스무살과 

금발머리의 나이를

생각해보고 싶을 때,

다시 


어떤 외로움은

상처를 남긴다

오래되고 낡은 폐극장 무대 위 시간들처럼

쌓이고 또 쌓인다


말을 걸지 않는 외로움이

꽉 막히는 차선의 노란불처럼 깜빡이면

봄밤의 그늘처럼

눈물의 색깔처럼

웃기지 않는 웃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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