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이 된 눈밭을 헤치고 온
신발처럼
눈이 물든 자리 마다
상처다
너의 자리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체온이라는 감옥에서
탈출을 유예한
수인처럼
연약하다
무한한 밤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뜻하지 않는 고독이
점점히 모여 한이 될 때
영하 9도의 공기로
몸이 가득 차 있는 기분이다
공기를 지나며
얼어붙은 시간들이
걸음을 멈춘다
꼬질꼬질해진 나의 시간이
고개를 처박고
상처가 자리잡은 옹이의 냄새를 맡는다
너의 자리는 상처고
상처의 자리는
별이 진 자리처럼
반짝인다
다만 영하 9도의 공기에
적응하지 못한탓에
가끔
흐릿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