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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Dec 18. 2020

영하 9도의 밤

진흙탕이 된 눈밭을 헤치고 온

신발처럼

눈이 물든 자리 마다

상처다


너의 자리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체온이라는 감옥에서

탈출을 유예한

수인처럼

연약하다


무한한 밤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뜻하지 않는 고독이

점점히 모여 한이 될 때


영하 9도의 공기로

몸이 가득 차 있는 기분이다

공기를 지나며

얼어붙은 시간들

걸음을 멈춘다


꼬질꼬질해진 나의 시간이

고개를 처박고

상처가 자리잡은 옹이의 냄새를 맡는다


너의 자리는 상처고

상처의 자리는

별이 진 자리처럼

반짝인다


다만 영하 9도의 공기에

적응하지 못한탓에

가끔

흐릿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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