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아 Jun 19. 2021

아무것도 하지말자


팔에 꽂힌 주사가

기운 빠지게 만든다

의사는 기운이 없어야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병원 앞 정원 속 햇볕이

내 허벅지에 가득 찬다

빛이 부서지면

기운이 생긴다


가는 주사바늘을 

빼고

다시 햇볕 속으로

나아간다


섬망처럼 내 병상위에

드리우는 그림자

의사 가운에 반사된 햇볕이

빠알간 석류알처럼 보였다


너의 혀가 

솜사탕처럼 느껴지고

병원의 공기가

피부에 스며들 때


정원에 핀 산다화가 

빛을 잃어가는

오후 5시

소름돋는 엔딩

매거진의 이전글 안경 쓰고 비 맞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