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씨는 담배를 피우다 말고 침을 뱉는다
마알간 침이 떨어지는 순간이 막연하다
마약 씨는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 했다
비어있는 바다는 눈물과 닮았다고 말했다
마약 씨는 사람을 싫어한다
사람을 싫어하는 인간이 마약 씨를 본다
마약 씨는 멈춰있는 시간이 많다
지긋한 시선이 마약 씨의 가슴에 잠시 머문다
마약 씨는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쇠창살처럼 내리는 비가 마약 씨의 창문을 두드린다
마약 씨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슬픔과는 상관없어 보인다
다만 마약 씨가 베어 문 사과의 자욱이 저리다
마약 씨는 자주 해석에 반대하고 가끔 사람을 그리워한다
뿌리가 잘려나간 꽃처럼 불분명하게 곱다
마약 씨의 새벽은 길고 길다
그 새벽을 채우는 것은 청량한 고독이다
마약 씨는 자주 친구들을 열받게 만든다
마약 씨의 멍든 자리가 그래서 더 쓸모없다
마약 씨의 기억은 여기까지
잠들지 못한 마약 씨와 잠이 든 일기가 빨갛게 물들다
다만 나와 마약 씨의 기억은 저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