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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Dec 18. 2021

나의 한여름에게


가장 나중에 오는 슬픔이 사랑이다


너를 당신이라 부르고

비어있는 벤치에 앉아 있는 순간이라 부르고

당신과 나눴던 수많은 메시지들이라 부르고

만나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는 순간이라 불렀다


피할 수 없는 슬픔이 너의 품을 파고들고

기억하기 싫은 순간이 밤처럼 너를 덮는다

너는 열려있다가 여름이 됐다

너를 관음 하는 일이 나에게 유일한 슬픔이었다


네가 먹으면 나는 웃었고

네가 노래하면 나는 가장자리로 향했다

네가 다가오면 나는 울었다

네가 다정하면 또다시 가슴에 담았다


순수한 네가 위로한 새벽이

뜨거운 바람으로 불어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나의 방에

너라는 여름으로 가득 찬다


가장 나중에 오는 사랑이 슬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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